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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부산

[부산] 교육현장의 사진 역사로 남다.

[앵커]
오랜 기간 쌓여 온 교육현장의 사진들이 역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100년 가까이 된 낡은 사진속에서 시대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고 그 속에서 버텨온 서민들의 기쁨과 슬픔이, 이제는 역사의 한 장면으로 저장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세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1924년 양산 상북초등학교 1회 졸업생들의 사진 입니다.

약 100년 전의 낡은 사진이지만 교장 선생님의 근엄한 표정과 학생들의 긴장한 모습이 또렷이 살아있습니다.

군복을 입은 교장의 모습과 한복을 입은 학생들의 긴장된 표정!

여자초등학교의 졸업사진 한 장은 일제치하, 암울했던 그 시절을 짐작하게 합니다.

1960년대 물금초등학교! 쌀이 부족해 혼식과 분식이 강조되던 그 시절 교실 칠판에는 그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고,

점심시간! 양은 도시락 조차 없어 집에서 냄비째 밥을 가져 온 친구의 모습도 보입니다.

1970년대 학교운동회에는 만국기가 내걸린 운동장에서 청군과 백군이 뒤섞여 마스게임이 한창이고, 이어 벌어진 줄다리기 장면에서는 안간힘을 쏟는 마을 주민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양산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에서 간직해 온 사진 기록물 이관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양산시내 초 중학교 32곳에 흩어져 있던 교육현장의 사진 8만7천 900여장이 양산교육청 기록관에 영구 보존됩니다.

학교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던 빛바랜 사진들이 분류와 정리작업을 통해 소중한 역사적 자료로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김미희 주무관 (양산 범어초등학교)]
"좀 감동이었죠, 감동이었고, 학교에서 이런 일들을 하면서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 지금 당시에는 잘 모르지만 나중에 판단할 수 있는기준이 되는구나. 제가 지금 하면서 열심히 더 열심히 해야되겠다는 소명감도 생기고요. "

전체 자료를 컴퓨터로 옮기던 책임자는 혹시나 하고 찾아 본 한 초등학교의 졸업사진에서 일흔을 훌쩍 넘긴 아버지의 어린시절 얼굴을 찾아내며 묘한 감회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우지원 기록연구사 (양산교육지원청)]
" 사실 처음에 잘 못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확대를 하고 사진을 보니까 지금 이제 아버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저희 아들도 이제 초등학교 학생이다 보니까 또 아버지 초등학교 사진을 보면서 약간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앞으로 더 많은 교육현장의 자료를 확보해 학창시절, 자신의 잊혀진 모습을 찾고자 하는 졸업생들의 옛사진 찾아주기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빛바랜 낡은 사진 ! 한장 한장이 모여서 기록이 되고, 그 기록들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워나갑니다.

MBC뉴스 정세민입니다.

유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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