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인 없는 가짜 장애인 노조를 설립한뒤, 건설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장애인 채용을 명분으로 수천만원의 발전 기금을 받아 가로채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준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남 양산시의 한 건설 현장에 수십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불법 외국인 고용을 근절해야 한다"며, 노동조합측이 출입구를 가로 막고 '실력행사'에 나선 겁니다.
이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지난해 5월 경남 창원에서, 장애인이 실제로는 단 한 명도 없는 가짜 장애인 단체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장애인 노조를 앞세워 부산과 울산, 경남 일대 건설현장 8곳에서 20여 차례 시위를 벌였고,
장애인 채용을 명분으로, 허위 채용이나 발전 기금을 강요해 3천 400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국중용 / 부산경찰청 공공범죄수사1계장]
"피해 업체 공사현장에도 단 한 명의 장애인이나 그의 가족들을 고용시킨 바 없이 오로지 임금이나 발전 기금 명목으로 돈을 갈취해 왔습니다"
건설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줬고, 일부 업체는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조차 못했습니다.
[피해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신고 당해서 출입국(관리사무소) 쪽에서 오면 이제 외국인 근로자들이 또 겁을 먹고 또 현장에 못나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 빌미를 잡은거죠. 결과적으로"
이들은 건설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각자 배분한 뒤,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공동 공갈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노조 지부장과 사무국장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노조 간부 3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또, 행정 관청에 노동조합 지부 설립시 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법령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박준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