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사회최신뉴스

술 취해 화환 훼손..격해지는 진실공방

[앵커]
지난달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숨지자 노조와 유가족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빈소를 마련했는데요.

취객이 밤중에 빈소에 놓인 화환을 마구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회사와 유가족 간의 진실공방이 더욱 격해지고 있습니다.

정인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밤, 한 남성이 길거리에 놓인 화환에서 꽃을 뽑아서 길에 던져버립니다.

5분 넘게 화환을 마구 훼손한 뒤 이 남성은 사라집니다.

난장판이 된 화환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서 일을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숨진 하청 노동자의 조의 화환이었습니다.

사고 다음날, 남성이 술에 취해 저지른 행동으로 밝혀졌습니다.

[숨진 노동자 유족]
"고인한테 무릎 꿇고 사죄도 하고 유족한테도 사죄하고 원상복구 해놓고 가겠다 그렇게 하시고 가셨어요."

유가족은 지난 21일부터 현대중공업 정문 건너편에 빈소를 차리고 있습니다.

유가족은 지난 23일 원청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현대중공업에 들어가려다 경비대와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유가족과 노조는 숨진 노동자가 일했던 하청업체가 근무시간표와 건강검진 기록 등 일체의 자료 제공을 거절하고 있어 명확한 사인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윤용진 / 현대중공업노조 하청지회 사무장]
"정규직 작업장에서 일하다 쓰러졌고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면 원청도 책임이 있는 거잖아요.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했어야 되는데 지금까지 전혀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반면, 하청업체 대표는 억울하다며 호소문을 돌렸습니다.

숨진 노동자의 근무시간은 주당 40시간 정도여서 과로사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유가족이 요구하는 관련 자료는 절차에 맞춰 노동부 울산지청에 제공할 예정이며, 유가족이 산재신청을 하면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진실공방은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정인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