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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GO] 소각장 찾아 삼만리..의료 폐기물 감염 '우려'

[앵커]
전국 곳곳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와 병의원, 생활치료센터에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도 급증하고 있는데, 감염위험이 높은 '의료 폐기물'을 처리할 소각장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신속히 처리해야 할 폐기물이 차와 배에 실려 전국 각지도 이동하고 있습니다.
알파고 김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자] 일상 회복 단계가 시행됐지만 코로나 검사를 받는 사람들, 여전히 많습니다. 그런데 검사에 사용되는 이 도구들, 의료용 제품은 곧 ‘의료 폐기물’이 되는데요. 의료 폐기물,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요.

울산 동구의 한 선별 진료소. 마감 시간이 되자 의료진을 포함한 방역단이 방호복을 벗습니다. 폐기물 봉투에 옷가지를 넣고 단단히 밀봉합니다. 이같은 ‘의료 폐기물’ 는 감염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전용 용기에 담아 밀폐 상태로 보관해야 합니다. 코로나 검사를 한 번 받을 때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코와 입 속 검체를 채취하는데 사용되는 검체 키트, 소독용 알코올 솜, 장갑, 방호복, 안면 보호구 등입니다. 매일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들은 통제구역에서 일주일 가량 보관됩니다.

[기자] 의료 폐기물이 발생하는 곳은 또 있습니다. 코로나에 확진될 경우 격리 치료를 받는 생활치료센터인데요. 일과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의료 폐기물 운반업체가 방문합니다.

이곳에서는 생활 쓰레기도 모두 의료 폐기물로 처리됩니다. 확진 환자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폐기물에 감염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하루 평균 의료 폐기물은 300~600kg.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관계자]
“오늘 정도면 (의료 폐기물) 80에서 100통 정도 나왔는데 많을 때는 350통도 넘었어요. 400개쯤. 싣는 시간이 지금의 한 5배 정도로 걸렸어요.”

이렇게 울산에서 발생한 의료 폐기물 대부분은 경주의 한 소각장으로 갑니다.

[의료 폐기물 운반업체 관계자]
(기자)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처리 업체로 갑니다. 경주 안강 공단 쪽에 있는.”

울산에는 의료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각장 한 곳이 있었지만 혐오 시설이라며 주민 반대가 심해 법적 기준에 맞게 증설을 하지 못하고 지난 6월 폐업했습니다.

[기자] 울산지역에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을 처리해 온 소각장입니다. 5개월 전에 폐업해서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남았습니다.

[]산 의료 폐기물 소각장(폐업) 관계자
“1톤 이상 기계를 놓으려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받아야 해요. 도시계획시설 결정 신청을 했는데 울주군에, (주민 민원 등으로) 울주군에서 반대를 했죠.”

지난 한 해 동안 울산에서 발생한 의료 폐기물은 3천165톤.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 폐기물 상당량이 90km를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의료 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 가져가 처리해야 하는 건 울산만의 상황이 아닙니다. 전국에 의료 폐기물 소각장은 13곳. 지역별로 편중돼 있는데 영남권 5곳, 수도권과 충청권이 각 3곳, 호남권 2곳으로 강원과 제주에는 한곳도 없습니다.

[경주 의료 폐기물 소각장 관계자]
“서울, 수도권에서 (의료 폐기물) 좀 받습니다.”

제주는 육로 수송이 불가능하다보니 선박을 이용해 전남, 경북으로 의료 폐기물을 옮기고 있습니다.

[제주도청 관계자]
"전남하고 경북으로 (보냅니다) 고령군하고 경주시요, 선박으로요."

이같은 장거리 이동 부담 때문에 하루 안에 처리돼야 할 의료 폐기물이 방치되기도 하는 상황. 운반업체 등 의료 폐기물을 매일 취급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염 우려도 나옵니다.

[옥민수/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람들이 과연 적절하게 교육을 잘 받고 안전하게 잘 취급을 하며 그 과정에서 사고에 노출되지 않는지 그런 것들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올해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의료 폐기물은 23만 5천여 톤,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양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의료 폐기물은 증가할 전망. 이대로는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알파고 김문희입니다.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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