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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부산

[부산] 땅 속에 쓰레기 더미 한가득, 무슨 일이?

[앵커]
지난 9월 태풍 당시 해운대구에서 한 석축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땅 속이 드러나게 됐는데, 그 안에는 수백 톤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가 묻혀 있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현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천 옆 속살을 훤하게 드러낸 지반.

자세히 보니 그냥 흙이 아니라, 흙 묻은 쓰레기들입니다.

지난 9월, 태풍으로 석축 일부가 무너져 내렸는데, 땅 속에 쓰레기가 묻혀 있던 겁니다. 

무너진 벽을 따라서 땅 속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이 묻혀 있는데요. 가까이서 보면 대부분 신발 밑창이나 신발 밑창을 뜯어내고 남은 고무 같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이렇게 콘크리트가 땅 속에 그대로 덮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0년도 더 전에 이 자리에 있던 신발공장에서 대량의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폐기물이 확인된 구간만 약 70m.

이 일대에 얼마나 많은 양이 묻혀 있는지 확인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려되는 건 안전입니다.

폐기물이 나온 곳에 인접해 주유소와 빌라가 세워져 있는데,

석축이 무너진 쪽으로 토사나 묻힌 폐기물이 밀릴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껏 나온 폐기물만 무려 100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폐기물을 다 빼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 김선용 / 환경문화스포츠협회 ]
"그냥 저렇게 쌓아서 묻어 버리려고 하거든요. 그거(폐기물)를 치우고 난 뒤에 공사를 해야 하는 게 맞는데..."

복구 공사를 진행 중인 해운대구는, 건물이 있는 곳이 사유지인 데다 땅을 파내면 더 위험할 수 있어, 이미 발견된 폐기물만 빼낸 뒤 석축을 다시 쌓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폐기물이 묻혀 있는 지반이 수십년을 지나 이미 안정됐다는 설명.

[ 해운대구 관계자 ]
"최소 20년에서 30년은 된 것으로 보이는데...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고 눌려지는 상태에서 압밀이 돼서 그 상태에서 안정화가 된 것이거든요."

폐기물 처리 비용도 문제입니다.

폐기물 버린 사람을 사실상 찾을 수 없는 상태라, 많으면 수천만 원에 달할 수 있는 소각비용을 구청이 부담해야 합니다.

[ 해운대구 관계자 ]
"(폐기물을) 아예 소각을 해서 소실시켜야 하는데 업체도 마땅찮은 상황이고 예산도 그렇고...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해운대구는 일단 복구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

하지만 폐기물을 보고도 그냥 덮는 게 맞는 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

유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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