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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리포트 '고래'한국의 고래

[한국의 고래] 인디아나존스와 울산

  # 울산 장생포에 인디아나 존스(?) 비석

    울산 장생포는 1986년 상업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고래잡이로 유명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장생포에 있는 고래박물관 마당에 인디아나 존스 비석이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는 19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5편의 시리즈 영화입니다. 고고학자의 모험을 다룬 액션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는 미국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았는데 해리슨 포드의 비석은 아닙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인 미국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의 흉상입니다.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관 사이에 위치한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 흉상과 전신상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관 사이에 위치한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 흉상과 전신상

   # 앤드류스, 귀신고래 찾아 울산 방문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는 28살 때인 1911년 12월부터 1912년 3월까지 울산에 머물며 한국계 귀신고래를 연구했습니다. 앤드류스는 1910년 일본에 머무는 동안 일본 동양포경회사로부터 캘리포니아계 귀신고래와 유사한 고래가 울산 앞바다에서 발견된다는 얘길 듣고 울산을 찾았습니다. 장생포에서 당시 동양포경회사가 잡아온 귀신고래를 연구했습니다. 그는 울산 귀신고래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The California Gray Whale: Its History, External Anatomy, Osteology and Relationship' 이라는 논문을 썼습니다. 앤드류스는 이 논문에서 세계 최초로 한국계 귀신고래, Korean Gray Whale을 언급했습니다. 귀신고래는 한국계와 갤리포니아계 두 종류가 있다고 밝힌 겁니다. 이 논문으로 1913년 뉴욕콜림비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당시 앤드류스가 머물렀던 집은 장생포 고래마을에 복원돼 있습니다. 앤드류스가 한복을 입고 곰방대를 물고 있는 사진, 포경선을 타고 찍은 사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있는 앤드류스의 집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있는 앤드류스의 집

한복을 입고 곰방대를 물고 있는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
한복을 입고 곰방대를 물고 있는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


# 천연기념물 제126호 귀신고래 회유해면 

    귀신고래는 귀신처럼 나타났다가 귀신처럼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할린 연안에 살던 귀신고래는 매년 겨울이 되면 번식을 위해 따뜻한 남쪽바다로 이동을 합니다. 불과 100여년 전만해도 겨울철이면 동해에서 '지나가던' 귀신고래를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일제는 우리 연안에서 고래를 싹슬이했습니다. 해방된 이후에도 우리나라 역시 고래를 계속 잡았는데 마지막으로 귀신고래를 잡은 것은 1966년입니다. 그리고 학계는 1972년 귀신고래가 멸종됐다고 봤습니다. 1977년과 2010년 방어진 앞바다에서 각각 두 마리의 귀신고래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사진이나 실물로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귀신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귀신고래가 다니던 우리나라 동해안인 강원도와 경상남북도, 울산시 해안 일원은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했지만 뒤늦은 일이었던 겁니다. 

귀신고래 회유해면 비석.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관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귀신고래 회유해면 비석.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관 사이에 위치해 있다.

# 귀신고래를 찾아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연안에서 귀신고래 출현여부를 조사했습니다. 또 귀신고래 발견자에게 포상금까지 내걸었지만 귀신고래를 다시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울산항이 상업항으로 발달하면 할수록 귀신고래를 만나는 건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귀신고래와 같은 대형 고래들은 인간을 잘 피해 다닙니다. 대규모 학살의 기억이 유전을 통해 전해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다행히 1993년 미국과 러시아 과학자들에 의해 사할린 연안에 귀신고래 1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개체수가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지난 2007년 귀신고래를 발견했을 경우 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포스터.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지난 2007년 귀신고래를 발견했을 경우 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포스터.

홍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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