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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3마리 탈출, 인명피해까지

- 불법 사육 곰 탈출.. 주인 부부 숨져 

  • 방송 : 울산MBC 라디오 <김연경의 퇴근길톡톡> 표준FM 97.5 (18:10~19:00)
  • 진행 : 김연경 앵커
  • 대담 : 정인곤 취재기자
  • 날짜 : 2022년 12월 13일 방송


Q. 지난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울산에서 벌어졌습니다. 불법 사육하던 곰이 탈출해 사육하던 부부를 습격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네. 사건은 지난 8일 밤 11시 25분쯤 발생했습니다. 울주군 범서읍 중리의 한 농장에서 사육중이던 곰 세 마리가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곰 세 마리의 탈출 소식은 농장주의 자녀 때문에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저녁 9시 37분쯤 서울소방본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울산에 계신 부모님이 기르고 있는 곰을 보러 농장에 갔는데 그 뒤로 연락이 되질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였습니다. 신고를 전달 받은 울산소방본부는 즉시 경찰과 구급대,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소속 엽사 3명과 현장으로 출동했는데요. 곰은 모두 사살했지만 농장주인인 60대 부부는 이미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곰이 탈출하는 일이 발생하자 울주군도 주변지역으로 외출을 자제하라는 안전 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Q. 정인곤 기자도 지난해 5월 사육하던 곰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뉴스로 보도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혹시 같은 곰인가요?

지난해 5월 석가탄신일이었는데요. 울주군의 한 텃밭에 곰 한 마리가 출몰을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현장에 다녀왔었는데 암컷 곰 1마라가 탈출을 했었고, 곰의 출처를 확인해보자 곰이 발견된 곳에서 약 2km 떨어진 농장이었습니다. 이 농장이 이번에 곰 세 마리가 탈출한 바로 그 농장이었습니다. 당시 곰 탈출 사건으로 곰 사육장의 존재가 드러났는데요. 농장주는 2018년 7월 경기도의 한 농장에서 반달가슴곰 4마리를 울산으로 데려와 키우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이 있기 전 키우던 곰 4마리 가운데 한 마리는 병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Q. 이번에는 취재진이 곰 사육장까지 포착했다고 하던데 곰 사육장의 상태는 어떻던가요?

해당 농장은 지난번 곰 탈출 소동 당시도 문을 굳게 걸어 잠궈 베일에 쌓여있었습니다. 이번에 저희 취재진이 반대쪽 산길을 따라 올라가 사육장의 실태를 확인했는데요. 시멘트로 지어진 사육장은 높이 2미터 가로 세로 약 5~7미터 정도 돼 보이는 건물이었습니다. 당시 취재를 다녀온 기자의 말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분뇨 등으로 인한 악취가 진동을 했다고 합니다. 철재로 만들어진 문 너머 사육장 안에는 드럼통을 잘라서 만든 사료통도 두 개 놓여있었는데, 당시 사료통에 사료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주인 부부가 당일 먹이를 주려고 사육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열려있는 문 옆에는 핏자국과 엽총 탄피 등 그날 밤의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것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Q. 곰을 키우는 게 불법일거 같은데 이 농장에서는 곰을 정식적으로 허가를 받고 사육한건가요?

아닙니다. 해당 농장에서 지난해 5월 곰이 탈출했을 당시 확인해보니 이 농장은 불법 미등록 사육시설로 밝혀졌습니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당한 사육시설을 갖추고 환경부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해당 농장에서도 2018년 반달가슴곰을 울산으로 데려온 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곰 사육장을 정식으로 등록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환경부에서 시설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했고 이후 불법적으로 계속 곰을 기르고 있었던 겁니다. 해당 농장주는 지난 2020년과 지난해 각각 300만 원씩 두 차례 벌금형을 선고 받았지만 곰을 그대로 키워왔습니다.

Q. 결국 환경부의 관리감독이 허술했던 것도 사건이 일어난 원인 중 하나로 보이는데, 환경부에서 대책은 나왔을까요?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환경부는 부랴부랴 전국 곰 사육 농가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전체 곰 사육 농사 시설의 안전관리를 전수조사하는 한편 파악되지 않은 불법적인 농가가 있는지도 조사하겠다고 했는데요. 현재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곰 사육 농가는 전국에 22곳으로 사육 중인 곰은 319마리라고 합니다. 또 반복되고 있는 불법 사육과 탈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에 곰 보호시설을 짓고 있는데요. 사유재산이어서 몰수가 어려웠던 곰도 보호시설이 완공되면 불법 사육이 적발될 경우 보호시설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곰과 관련된 법안도 국회에 상정돼있습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곰 사육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돼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당 법안은 계류 중이어서 법안 처리가 언제쯤 마무리 될지는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정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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