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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톡톡 백브리핑

한밤중 솟아오른 화염 '에쓰오일 폭발'

방송 : 울산MBC 라디오 <김연경의 퇴근길 톡톡> 표준FM 97.5(18:10~19:00)
진행 : 김연경 앵커
대담 : 정인곤 취재기자
날짜 : 2022년 5월 24일 방송 

Q> 지난주 정말 큰 사고가 울산에서 발생했어요.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거대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죠.


네, 지난주 목요일이었죠. 저녁 8시 50분쯤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폭발의 규모가 정말 상상을 초월했는데요. 폭발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에쓰오일 인근에 있는 일부 공장은 직원들을 대피시키기도 했습니다. 또 폭발 충격으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의 벽이 부서지기도 했고요. 10킬로미터가 넘게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시민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와 전화로 인터뷰를 하신 한 시내버스 기사님은 폭발 당시 에쓰오일 울산공장 쪽으로 향하는 노선을 운전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당시 버스에 승객이 10여분이 타있었는데 폭발의 규모를 보고는 노선을 우회해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10년동안 에쓰오일 방향의 노선을 운행하셨는데 이런 폭발은 처음봤다고도 하셨습니다. 폭발이 큰 만큼 화재의 규모도 거대했는데요. 소방차 여러대가 밤사이 물을 뿌려댔는데 불길은 쉽게 잡히질 않았습니다. 아침이 다 되어서야 불길의 규모가 어느정도 적어지며 한숨 돌릴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Q> 폭발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진화작업도 긴 시간이 걸렸죠

맞습니다. 불이 시작된 시간은 목요일 저녁 8시 50분이었는데요. 불은 약 20시간이 지난 오후 5시쯤 완전히 꺼졌습니다. 폭발과 화재의 규모가 워낙 컸던 것도 화재진압이 어려웠던 이유중 하나였는데요. 진화가 이토록 오래 걸린 가장 큰 이유는 불이 난 배관 속 물질입니다. 사고가 난 공장은 부탄가스를 활용해서 휘발유 첨가제를 만드는 곳이었는데요. 당시 이 공장은 부탄 가스 압축 밸브의 수리를 마친 뒤 시운전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불이 난 공장 배관에는 부탄가스가 가득 들어차 있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조급한 진화작업은 자칫 폭발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소방당국은 폭발로 세어나오는 부탄가스를 자연적으로 연소시키면서 동시에 추가 폭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배관 속 부탄가스 온도를 줄이기 위해 공장과 공장 배관 등에 물을 뿌리며 온도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화에 20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Q> 사고 원인이 무엇보다 궁금할텐데 사고원인 조사는 아직일까요?

사고 발생 5일이 지났는데요. 오늘 오전 에쓰오일에 대한 합동감식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합동감식에는 경찰과 소방, 고용노동부, 국립과학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 참여했습니다. 감식 시간에 맞춰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공장으로 연이어 들어간 관련기관 차량들이 채 한시간 반정도 지나서 전부 다시 나왔습니다. 합동감식이 취소된겁니다. 공장에 들어간 합동감식단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는 일정을 취소한 건데요. 취소 이유는 안전상의 문제입니다. 합동감식을 하려면 감식을 위해 사고 현장에 진입을 해야하는데 아직까지 현장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겁니다. 추가적인 가스 누출의 문제도 있고 특히 20시간 정도 불에 게속 타다보니 건물 자체가 많이 약해져 붕괴의 위험도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동감식단은 추후 안전 점검 등을 거친 뒤 합동감식 일정을 다시 잡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Q> 유가족분들이 참 힘드실 거 같아요. 사고 원인도 언제 알 수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

맞습니다. 유가족분들도 어제 만나 뵙고 왔는데요. 가장 답답한건 사고 원인조차 모르는 거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에쓰오일 측에도 사고 원인이나 이유, 개요 등도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죄송하다.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 이런 답변뿐이라고 했습니다. 유가족분들이 가장 화를 내신 부분은 보상문제였는데요. 보상보다는 동생이 처남이 어쩌다 사고를 당했는지가 더 중요하지만 에쓰오일 측에서는 사고의 이유나 사고 내용을 알려주는게 아닌 보상에 대한 협의만 진행하려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오늘 진행 예정이던 합동감식도 미뤄지면서 원인 규명은 결국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쓰오일측은 현재 사고 원인 등 폭발 사고와 관련한 부분들이 아직 조사중이어서 답변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유가족분들과는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에쓰오일은 사고 다음날 CEO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세계 최대 석유 업체인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데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 CEO가 단상에서 공식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에쓰오일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는데요. 중대재해법은 속지주의 법리에 따라 외국계 기업의 경영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의 첫 번째 중대재해처벌법 검토 사례여서 중대재해 처벌법이 적용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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