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년 만에 코리아컵 탈환으로 창단 첫 더블이라는 화려한 피날레를 기대했던 울산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3연패의 여운도 잠시 노쇠화된 선수단을 약점으로 지적했던 포항의 공략에 3골이나 헌납하며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어쩌면 울산의 새 역사를 쓰는 기념비적인 장소가 될 수 있었던 서울월드컵경기장.
뜻깊은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400km를 한걸음에 달려온 팬들의 기대도 높았습니다.
[이동주 / 중구 유곡동]
"무조건 울산이 우승하는 쪽으로 해서 더블 들었으면 좋겠고 점수는 당연히 압도적으로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한 3대0, 2대0 정도"
[차선영 / 울주군 구영리]
"오늘 지면같이 죽는 거예요. 진짜. 파이팅!"
팬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나선 동해안 라이벌 포항과의 마지막 일전.
기선을 제압한 건 울산이었습니다.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하며 전반 38분 주민규의 선제골로 기선제압에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창단 첫 더블에 대한 기대감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후반 초반 임종은의 부상 이탈로 흔들리기 시작한 수비진은 결국 동점골을 헌납했고,
이어진 연장 승부에서는 오히려 2골을 더 내주고 꼭 잡아야할 경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기자]
더블의 벽은 높았습니다. 코리아컵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도 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더블 달성은 어려워졌습니다.
AFC 조별리그에서도 5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는 울산의 약점은 명확했습니다.
포항 박태하 감독이 경기 전 노골적으로 파고들겠다고 공언한 선수단 노쇠화였습니다.
젊은 주력 선수들이 줄줄이 입대와 이적, 부상으로 떠난 공백을 제때 메우지 못한 탓입니다.
[김판곤 / 울산HD 감독]
"(다섯 달 동안) 여러 가지 파악을 좀 했고, 또 내년 시즌은 상하이 경기가 끝나는 대로 그렇게 구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그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화려한 피날레에는 실패한 울산.
이제는 누구나 알게 된 약점 보강이 진짜 왕조 구축을 위한 울산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전상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