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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교육비 빼돌려도 학부모 알 길 없어

[앵커]
울산MBC는 북구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던 원장 가족이 유치원을 허가받지 않은 채 폐원하고 노인요양원으로 업종을 바꿨다는 소식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 유치원을 포함해 일부 유치원이 유치원 교육비를 개인통장으로 빼돌린 의혹이 있어 교육청 조사에 나섰습니다.

홍상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울산 북구의 모 유치원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비리를 주장했습니다.

유치원 시설 보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원장 김씨가 교육비를 횡령한 의혹이 있다는 겁니다.

당시 유치원 원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횡령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유치원 원장/음성변조]
(제 통장으로) 많이 입금은 안 됐습니다. 이 통장을 기억하고 있는 몇몇 어머니들이 이야기를 하길래 그냥 (통장을) 노출을 시켰죠. 그대로 다시 교육청 회계통장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지요.

원장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이 유치원이 발급한 교육비 납부서를 보면 예금주가 원장 김모씨입니다.

학부모가 내는 교육비는 회계통장으로 입금돼야 하지만 원장이 개인통장으로 받은 겁니다.

울산시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결과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각 담임 명의의 통장으로 받아 원장 통장으로 이체했고, 그 후 2021년까지는 원장 통장으로 바로 받았습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개인 계좌로 받은 게 조금 문제가 되는데, 회계로 넘기지 않은 부분에 대해 현금이라든지 다른 계좌로 이체한 부분이 있거든요. 현금으로 빼서 확인 안되는 것은 지금 확인 중에 있고..

불법 폐원한 뒤 노인요양원으로 용도 변경한 또 다른 유치원은 수법이 더 나빴습니다.

통장 명의가 유치원이긴 한데 교육청에 회계통장으로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으로 위장한 원장 개인통장으로 학부모 부담금 14억4천만원을 받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입금통장이 회계통장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학부모들은 유치원을 믿고 보내기 때문에 입금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할 뿐이지 크게 생각을 해 보지 않았거든요. 에듀파인이 도입되면서 회계프로그램이 따로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됐습니다.

교육청은 유치원 회계통장 1개 외에 별도의 통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일단 개인 명의의 통장이라면 납부를 거부하고 회계 부정이 의심되면 교육청에 신고하는 방법뿐입니다.

 mbc뉴스 홍상순입니다. (영상취재:김능완/CG:강성우)
홍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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