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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래] 참고래 천국이었던 우리나라

# 참고래, 42년만에 재발견

    2022년 10월,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참고래 6마리가 발견됐다. 살아있는 참고래를 발견한 것은 42년 만이다.  앞서 제주나 포항 인근에서 죽은 참고래가 몇 차례 그물에 걸렸던 적은 있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멸종위기종인 참고래가 다시 발견됐다니 참 반가운 일이다. 

    참고래는 매우 길어 몸이 완만하게 보이며 대부분 검다. 몸 길이가 최대 23미터까지 자라서 대왕고래 다음으로 큰 고래이다. 몸무게는 최대 100톤에 이른다.

2022년 10월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발견된 참고래
2022년 10월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발견된 참고래

# 일제시대 포획 1순위 '참고래'...느리고 지방질 많아

    일제시대에 우리나라는 참고래 천국이었다. 1911년부터 1944년까지 포경 기록을 보면 참고래가 가장 많이 잡혔다. 해마다 100여마리 이상씩 잡혔으니까 엄청한 수난을 겪는 것이다.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나라 근해에는 참고래가 꽤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1960년부터 1980년까지 포경 기록을 보면 이 때도 꾸준히 참고래가 잡혔다. 1980년 4마리가 잡혔다는 기록을 끝으로, 살아있는 참고래를 우리 연안에서 보지 못했다.

    포경업자들에게 있어서 참고래는 가장 포경에 용이한 고래였기 때문이다. 참고래는 몸무게의 40%가 지방질이다. 이 때문에 죽은 참고래는 바다에 떴다. 여기에 더해서 참고래는 느렸다. 작살 같은 장비로도 잡을 수 있는 고래였다고 한다. 세계 여러나라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던 일제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고래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였다. 전쟁 물자에 쓸 기름이 부족했는데 고래를 잡아 충당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방질이 많던 참고래는 제격이었다. 포경업자들에 따르면 일제시대에 밍크고래도 그 수가 많았지만 참고래에 비해 값어치가 떨어져서 보고도 안 잡았다고 한다. 밍크고래는 참고래에 비해 덩치도 절반에 못 미치고 지방질도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에는 밍크고래가 가장 큰 수난을 겪었다. 일제 시대에 참고래와 귀신고래를 마구 포획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남아있던 게 밍크고래였던 것이다.

참고래. 자료출처: dannykesslerphotography.com
참고래. 자료출처: dannykesslerphotography.com

학계에서는 참고래를 3종으로 분류한다. 북대서양에 서식하는 북대서양참고래가 300마리 정도,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북태평양참고래, 즉 북방긴수염고래가 200마리, 남반구에 서식하는 남방참고래가 7천500마리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래가 살기 좋았던 우리 바다가 다시 참고래의 천국이 될 수 있을까. 

홍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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