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창원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료를 내야 축구장과 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축구장과 테니스장을 관리하는 창원시설공단 직원들은 정작 돈 한 푼 내지 않고 공짜로 이용해 온 사실을 MBC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창원시도 관련 사항을 감사 중인 데 서창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창원축구센터에 있는 보조경기장.
토요일에 이 인조잔디에서 2시간 동안 축구를 하려면 12만 5천 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을 관리하는 주체인 창원시설공단 직원 60여 명으로 꾸려진 축구 동호회는 공짜로 이용해 왔습니다.
공단 직원뿐만 아니라 상대편 팀도 돈 한 푼 내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기자]
"이들이 이용료를 내지 않은 기간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지난 2015년 4월부터 작년 7월까지, 7년 3개월에 이릅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부터 축구센터의 대관업무 책임자가 바뀐 뒤부터는 이용료를 걷고 있습니다.
공단의 또 다른 체육 동호회인 골프, 배드민턴 등 6곳과 형평성 문제 등 논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용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걷은 돈만 17번에 걸쳐 2백만 원이 넘습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7년 넘도록 받지 않은 사용료만 천만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축구 동호회뿐만이 아닙니다.
창원시립테니스장을 이용하는 20여 명이 소속된 테니스 동호회.
토요일에 한 시간 동안 코트 한 면을 쓰려면 1만2천 원이 듭니다.
취재 결과, 이 동호회는 이용료를 단 한 번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창원시립테니스장 관계자 ]
"토요일 오전에 쓰거든요. 오전 8시에 와서 10시까진데..대회 없는 토요일 날..."
축구와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해, 공단에서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각각 1백80만 원과 90만 원을 지원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이용료는 내지 않았던 겁니다.
두 동호회 모두 공단 간부급 직원 등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언제부터, 얼마나 돈을 안 내고 써 왔는지는 확인조차 할 수 없습니다.
공식 예약 시스템이 아닌 구두로 직원에게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창원시설공단 측은 노사 단협 조항에 '공단 동호회원이 동호회 활동을 위해 이용할 때는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에 따라 이렇게 이용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 창원시설공단 담당 관계자 ]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범위 내에서도 유료로 가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해서 향후에는 노사가 단체협약을 맺었으면 하는 게...(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공단 동호회 직원들이 해당 시설들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고, 사용 기간과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