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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톡톡 취재수첩

역 앞마다 그린벨트.. 기약없는 역세권 개발

  • 방송 : 울산MBC 라디오 <김연경의 퇴근길 톡톡> 표준FM 97.5(18:10~19:00)
  • 진행 : 김연경 앵커
  • 대담 : 유희정 취재기자
  • 날짜 : 2022년 6월 15일 방송


취재수첩 시작하겠습니다. 울산MBC 보도국 유희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저희가 지난 주부터 민선 8기 울산 지방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주 첫 시간에는 몇 년째 표류하고 있는 도심융합특구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봤죠.
이 내용 궁금하신 분들은 저희 울산MBC 뉴스에서 퇴근길톡톡 다시보기 영상을 통해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1. 오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역세권 개발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특히 최근에 개통한 동해선 광역전철로 역세권 개발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는데, 좀처럼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죠?

울산에는 역세권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다시피 했습니다. 기차역은 이용객이 많지 않거나 도심지역과 떨어져 있어 단독의 역세권이 발달하지 않았는데요. KTX울산역 들어서며 역세권 개발 대대적으로 추진했으나 역시 도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수요에 의문 제기되며 개발 속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았던 게 동해선 광역전철입니다. 배차간격이 15~30분 사이로 기존에 울산을 오가던 기차 등보다 자주 다니는데다 복선전철화로 이동시간 빨라지면서 부산울산 광역교통망 이용하는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죠. 이용객이 늘어나니 그만큼 역 주변에 이용객을 겨냥한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한 대로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2. 왜 그런 걸까요?



 가장 큰 문제는 동해선 광역전철역 주변마다 그린벨트, 개발제한구역이 설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북울산역은 역 바로 앞에 농지가 펼쳐져 있고 전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고요. 인근에 송정지구와 매곡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 있어 역세권 수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발 자체가 불가합니다.  망양역은 역 인근에 주거지구와 망양공단 조성, 버스 등으로 연결하면 가까운 거리에 덕신 주택지구와 온산공단까지 공단 출퇴근 수요와 인근 지역 수요를 노린 역세권 조성 가능 기대되는데요. 정작 망양역 바로 앞의 땅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3. 다른 역들도 마찬가지인가요?

광역전철에서 울산 지나는 역은 (북울산 예정) 태화강, 개운포, 덕하, 망양, 남창, 서생역이 있는데요. 주거지역이 이미 형성되어 있고 배후지 충분해 역세권 개발 가능성이 높은 역이 북울산, 태화강, 덕하, 망양 정도입니다. 이 역들이 역세권 개발할만한 땅이 전부 묶여 있거나, 태화강과 덕하역도 일부 구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애초에 동해남부선 전철 노선 자체가 개발제한구역을 관통하면서 지나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죠. 복선화와 노선 조정을 하더라도 기존의 철도 부지를 최대한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고 노선 거의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결국 역세권 개발의 기본인 역은 있는데, 개발할 땅이 없는 셈입니다. 


4. 울산에는 역세권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보니까 이게 왜 필요한지 실감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요. 역세권 개발이 왜 필요한 걸까요?

그동안 울산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심지에 여러 가지 개발사업이나 환경개선 추진해 봤지만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사람이 모여야 상권이 활성화되는데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지 않으면 어떤 사업도 효과가 없죠. 기차, 전철역은 단시간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곳. 강제로 유동인구가 모이는 지역인데요. 이 유동인구는 출퇴근이나 등하교 등 고정적으로 해당 역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체로 안정적으로 규모가 유지되는 편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상권을 형성할 경우 경제적 발전 효과, 동시에 역에서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권 뻗어나가는 효과 기대해볼 수 있겠죠. 
이같은 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누리고 있는게 같은 동해선 전철역인 부산 일광역입니다. 일광의 경우 아예 신도시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일광역 들어서기로 정해지면서 함께 개발 추진됐습니다. 인근 공단의 배후 주거지역이 있어서 수요 충분할 것으로 보고 대규모로 아파트 조성하고 상업지구와 업무시설,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울산과 양산 지역 인구까지 흡수하면서 역세권 대거 발전됐습니다. 여기에 오시리아관광단지 등 향후 개발 호재가 늘어나서 오히려 역 이용객이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역 배차간격을 더 줄이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역 전체 개발이 다시 살아나는 선순환이 되는거죠. 


5. 그런데 울산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서 이런 사업을 진행해볼 기회 자체가 없다는 거네요.



민선 8기 지방정부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개발제한구역은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기 한참 전인 1971년과 1973년에 지정됐는데요.  현재의 울산지역 발달 형태와 개발제한구역 입지가 맞지 않아 도시 난개발 등 문제가 산적해있습니다.  기왕에 광역전철 교통망을 만들었으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 나오고 새 지방정부도 공감을 하고있고요.  정부가 일정 규모 이하에 대해서는 시도지사 권한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있는데요.  도시용지 개발 필요성이 인정되는 20만㎡ 이상 규모의 공영 개발이나,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30만㎡ 이하의 사업이 해당됩니다.  해제 가능 총량 소진율은 광역도시계획상 해제 총량에서 실제 해제 면적을 나눈 비율인데요.  2018년 말 기준 전국 소진율은 59.4%이며, 인근 부산권은 77.8% 입니다. 반면 울산은 38.1㎢ 중 불과 14.3㎢를 개발해 37.5%로 7개 권역 중 가장 낮은 소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더라도 개발과 연계할 부지가 적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역세권은 사정이 다릅니다. 

유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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