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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에세이집 발간' 동아일보 정재락 기자 [MBC가 만난 사람]

[앵커]
울산에서 35년간 기자로 일하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간의 일들을 기록한 에세이집을 발간해 관심을 모으고있는 지역 언론인이 있는데요,

MBC가 만난 사람 오늘은 그 주인공인 동아일보 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장 정재락 기자 만나봅니다.

Q. 이력을 보니까 울산토박이로 고향 울산에서 주로 언론활동을 하셨던데 먼저 자기 소개를 좀 해주실까요?

예, 저는 울산 북구에서 태어나 1988년 부산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95년 동아일보로 옮겨 현재 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올 8월 말 정년퇴직을 합니다.

Q. 언론인으로서 정년을 앞두고 쓴 에세이집 제목이 '내가 틀렸을 수 있습니다'인데, 어떤 의미인가요?

책 제목처럼 ‘내가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을 진작 했더라면 저의 기사와 말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횟수는 많이 줄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을 좀 더 겸손하게 살자는 생각에서 책 제목으로 썼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의 기사와 말 때문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Q. 기자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는다면?


40대 어부와 결혼해 울주군에 살고 있던 20대 베트남 신부의 사연을 기사로 소개한 일입니다. 남편이 풍랑을 만나 사망한 뒤 두 아들의 한국 국적 취득이 안돼 초등학교 입학이 안됐습니다. 이 베트남 신부는 청소일을 하면서 병석의 한국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이 안타까운 사연이 신문에 소개되자 법무부에서 아이들의 한국국적을 부여해줬으며, 많은 성금도 전달됐습니다. 한 대기업에서는 이 신부에게 장한 효부상을 주는 것을 보고 기자로서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책 내용에 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선친에 대한 언급이 있던데요,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예, 저희 선친은 27살이던 1960년에 지방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당시 야당이던 신민당에서 당료 생활을 하다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 사례를 적발하고는 울산 시계탑 사거리에서 규탄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이듬해 10월 유신이 선포되면서 계엄법 위반으로 구속돼 군사재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모진 고문의 휴유증으로 7개월 만에 석방됐으나 5년 뒤 별세했습니다. 대법원이 2018년 선친을 구속시킨 계엄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선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Q. 이제 다음달이면 취재현장을 떠나는 데 끝으로 소회 한 말씀?

그동안 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주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기자생활을 더 많이 못한 게 참 아쉽습니니다. 퇴직하면 제 능력 이상으로 과분한 대우를 받아온 이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이든 봉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한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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