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플러스원

‘반구대 계곡 암각화 문양의 비밀’ 최초 전 세계 탐사 보도

“천전리 암각화 속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가 뭘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취재 


우리나라 암각화 중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암각화. 수천 년 전 이 땅의 선사 인들은 여러 가지 문양을 바위에 새겼지만 그 의미는 미스터리다.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는 천전리 암각화 맨 위 한가운데 있는 가장 중심 문양이다. 이 다이아몬드 외에도 새겨진 동심원, 물결, 동물 등... 이 문양들은 무엇을 뜻하는가? 비슷한 문양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암각화들에 공통으로 나타난다. 국내 학계는 1970년과 1971년 각각 발견한 이래 이들 암각화가 선사인의 신앙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할 뿐 아직까지 정확한 의미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기하학적 추상무늬’이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만 말한다. 기하학은 무엇이며, 추상무늬는 또 무슨 의미인가? 

국내에는 암각화를 연구하는 전문 인력이 없다. 제각각 보이는 대로 해석하고 온갖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다. 의미를 알 수 없으니 ‘기하학..추상..’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 밖에 없다는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이들 암각화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관광자원화하겠다고만 말한다. '암각화의 뜻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서 무슨 관광자원인가?' 지역기자로서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반구대 계곡 암각화와 관련 연구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해외 사례를 비교해 우리 암각화 문양의 의미를 밝히는 전 세계 탐사 다큐멘터리 제작에 착수했다.

해석도 연구도 없는 선사시대 최대 미스터리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의 비밀을 최초로 밝히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선사시대를 취재한다는 것은 새하얀 도화지 위에 밑그림 없이 미술을 하는 것과 같았다. 국내 연구는 너무나 빈약했고 해외 사례에 대한 자료는 부족했다. 우선 지구상에 반구대 계곡 암각화와 비슷한 문양들의 암각화가 분포하는 곳부터 찾았다. 그곳에서는 비교적 예전부터 암각화 해석 관련 연구가 일부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취재는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곧바로 터진 코로나 19로 출장은 물론 모든 일정이 취소되면서 전체 제작기간이 의도치 않게 무려 4년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사전에 촬영을 약속한 해외 전문가와 현지인이 코로나에 감염돼 목숨을 잃기도 했다. 프로그램 제작기간이 늘면서 처음 기획의도가 수정과 재수정을 거쳐 수없이 보완되었고, 국내외 미비한 사항은 시간을 두고 보충촬영과 전문가들의 이론에 대한 교차검증을 계속 더해 내용이 더욱 충실해져 결과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곳곳에 단편적으로 보이는 비슷한 문양을 찾는 것은 물론, 인류가 처음 출현했다고 하는 아프리카와 유럽 고대신앙이 남아 있는 아일랜드, 유목생활이 중심인 중앙아시아 초원지대, 우리와 가까운 러시아 아무르강, 미국 원주민들의 오랜 역사를 담은 뉴멕시코주, 지구 반대편 아마존 원주민을 찾아 떠난 남미 콜롬비아까지 4계절의 변화와 사막, 열대우림, 툰드라... 또 3천 미터 이상 고원을 넘나들며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기도 했다. 전 세계 5대륙 8개국 이동거리만 11만Km를 넘는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결국 2022년 봄 남미까지 촬영을 마치고 나서야 다이아몬드는 인류가 절대자를 향한 갈망을 상징하는 문양일 거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다시보기 : 창사 54주년 기념 UHD 다큐멘터리 [다섯개의다이아몬드] -1부 
                창사 54주년 기념 UHD 다큐멘터리 [다섯개의 다이아몬드] -2부

설태주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