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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17년의 한을 풀다'.. 울산현대 K리그 우승

준우승만 10회


10회. 프로축구 대표 명문 구단 울산현대의 리그 준우승 횟수입니다. 올해로 39주년을 맞은 프로축구 구단이 준우승을 10번이나 차지한 건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기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울산현대 구단과 팬들은 우승의 한이 서려있었습니다.

2019년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선수를 영입하고 우승 도전에 나섰지만 번번히 같은 현대家인 전북현대에 밀렸습니다. 최근 3년은 모두 우승 문턱을 눈 앞에 두고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감독도 교체하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공을 들여왔지만 우승은 먼 이야기였습니다. 타 팀 팬들은 준우승만 하는 울산현대라며 '준산현대' 라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3년간 우승 기대감에 부풀어 매년 기념 모자와 티셔츠를 제작해왔습니다. 하지만 입지도 쓰지도 못한 채 폐기처분한 기념품만 산더미였습니다. 하지만 모두 폐기처분해야 했습니다. 그랬던 울산현대가 올해 드디어 17년만의 리그 우승을 이뤄냈습니다. 구단 역사의 세번째 우승. 울산현대 소속으로 2회 우승을 경험해본 유일한 선수인 이호는 이날 은퇴식을 할 정도로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간절히 기다려온 만큼 선수들도 팬들도 우승의 기쁨은 남달랐습니다.


험난했던 울산현대의 우승 도전기


매년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울산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지난해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던 이동경과 이동준이 해외 팀으로 이적하게 됐고, 군 전역 후 핵심 자원으로 평가됐던 장신 공격수 오세훈 역시 해외로 이적했기 때문입니다. 축구팬들과 기자들은 울산현대가 올해는 2, 3위 싸움을 하지 않을까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울산은 강팀의 면모를 과시하며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비록 2위 전북현대가 거센 추격을 해왔지만 지난 3년 간의 상황과 비교하면 승점 차도 꽤 많이 벌려놓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진행될수록 울산현대의 경기력은 점점 더 단단해져만 갔습니다.

시즌 시작 전 공을 들여 영입한 엄원상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무르익으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해줬습니다. 시즌 중반에 영입한 용병인 아마노 준과 마틴 아담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북과의 승점차는 시즌 막판 5점까지 줄어들었고 또 다시 막판 뒤집기의 위기는 찾아왔습니다. 잔여경기 세 경기를 앞두고 펼쳐진 전북과의 경기에서 1대0으로 끌려가던 울산현대는 후반 추가시간 마틴 아담의 기적같은 연속골이 터지며 전북을 2대1로 역전하며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환호와 눈물 뒤섞인 문수축구경기장  


이후 포항 전을 비기고 강원을 이기며 우승을 확정 지은 울산의 마지막 경기. 경기가 열린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올 시즌 최다인 2만 3천817명의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은 말 그대로 잔칫집이었습니다. 웜업존의 선수들은 관중들에게 이따금식 손을 흔들며 분위기를 즐겼고 경기는 비록 2대1로 패했지만 문수축구경기장에는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 팬들의 환호와 눈물이 뒤섞인 문수축구경기장은 함성으로 떠내려갈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3년간 혹시 모를 우승에 대비해 만들었던 우승 티셔츠와 우승 모자는 모두 폐기처분 됐지만, 그동안 모아둔 샴페인 50개는 현장에서 모두 터트렸습니다.

선수들은 우승의 공을 팬들에게 돌렸고 팬들은 그런 선수들을 보며 환호했습니다. 17년을 기다려온 팬들과 선수들은 그 순간 경기장에서 하나였습니다. 이제 우승팀이라는 왕좌를 지켜야하는 울산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선수단은 창단 4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도 마지막까지 팬들이 웃을 수 있는 축구를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입니다.  


다시보기 : 울산현대 17년 만의 우승.. 경기장은 '잔칫집'

정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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