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알파GO

[알파GO] 지붕에 얹기만 하면 끝? 한전도 모르는 태양광 발전

[앵커]
각 지자체가 경로당과 행정복지센터 등에 많은 세금을 들여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는데 이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시설 관리가 안돼 고장난 채 방치된 곳이 적지 않고, 심지어 시공업체가 한국전력에 관련 요금 신청을 하지 않아 한전은 태양광이 설치됐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 울주군의 한 경로당.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놓여 있습니다. 한 달 평균 420kw의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입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은 전액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됩니다. 경로당과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시설에 태양광 발전 사용을 장려하는 사업의 일환입니다.그런데 주민들은 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태양광 발전시설로 전기가 얼마나 만들어지는지 알려주는 고지서를 한번에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로당 관계자]
“(전기요금 고지서) 3장이 와야 하거든요. 태양광이 생산한 양, 우리가 쓴 양 제외하고 나머지 얼마.”

태양광 장치 전문가와 함께 발전시설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봤습니다. 2016년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전력변환장치는 아예 꺼져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장치인 인버터가 부서져 있습니다.

[태양광 장치 전문가] 
“모듈에서는 정상적으로 나오는데 (인버터) 여기에서는 제 기능을 못 하고 있거든요.

전문가는 더욱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설비가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마을 주민]
“국민 세금 들여서 했는데 활용도 안 하고. 이럴 거 같으면 이거 왜 설치했냐고 돈 들여 가지고.”

취재진은 이 발전설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한국전력에도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무단으로 설치돼 발전량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태양광 발전시설 시공업체는 태양광 발전으로 얻은 잉여 전력만큼 전기료에서 차감할 지, 또는 전기를 자체적으로 사용할지를 정해 한전에 신청해야 하는데 당시 시공업체는 설비 설치만 하고 가 버린 겁니다.

[마을 주민]
“공사만 하면 돈이 나오잖아요. 돈 받으면 (시공업체가) 그 뒤에 뒤처리를 깔끔하게 해줘야 하는데 (안 하는 거죠.)”

태양광 설비가 없는 일반 경로당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전력 관계자]
“이렇게 하신 거면 무단으로 연결해 놓으신 거죠. 여기는 그냥 다른 주택이나 다른 고객들이랑 똑같이 사용하시는 대로 청구되고 있는 상태예요.”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행정복지센터도 가봤습니다. 역시 무단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는 각 지자체와의 계약에 따라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을 뿐 오래된 일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울산에서만 공공시설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위해 투입된 세금은 80억. 각 지자체는 또 다시 세금을 들여 하자 보수와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알파고 김문희입니다.

김문희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