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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유치원 몰래 폐원..노인요양원 용도 변경

#유치원 몰래 폐원


2022년 4월 영업을 시작한 울산 북구의 한 노인요양원입니다. 
2019년부터 휴업을 하던 Y유치원을 노인요양원 시설에 맞게 리모델링을 한 건데요, 문제는 유치원이 불법 폐원을 했다는 겁니다. 이 유치원은 울산시교육청에 그동안 두차례 폐원을 신청했지만 반려되자 몰래 노인요양원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북구청으로부터 노인요양원을 지정을 받았습니다.

#왜 폐원 못하나..학부모 부담금 빼돌려


Y유치원을 운영하던 원장 정씨는 Y2까지 2개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사립유치원은 학부모가 교육비를 내야하는데 정씨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학부모 부담금 14억4천여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받았습니다. 학부모가 볼 때는 개인 통장이 아니었습니다. 통장 명의는 Y유치원으로 돼 있는데 교육청에 회계통장으로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으로 위장한 원장 개인통장으로 학부모 부담금 14억4천여만원을 받은 겁니다.

감사에 적발되면 유치원에서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교육청에 소명자료를 내고, 소명을 못하거나 또는 교육청에서 인정하는 못한 금액을 제한 다음에 다음 나머지 돈은 유치원 회계통장에 반납을 해서 일을 마무리하는게 통상적입니다. 하지만 원장 정씨는 지금까지 해명조차 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Y유치원이 폐원 허가를 받으려면 14억4천여만원을 회계통장에 돌려놓고 회계통장의 잔고가 0이 돼야 합니다. 회계통장에 잔고가 남았는데 문을 닫고 싶다면 남은 잔액을 교육청 등에 기부해야 합니다. 
원장 개인이 회계통장에 있는 돈을 사익을 위해 챙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두 차례 벌금형..시정명령도 안 지켜


정씨에 대한 민원이 들어온 것은 2018년 말입니다. 정씨는 당시 유치원 폐업을 유도했습니다. 2019년부터 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학생들 급식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학부모가 스스로 유치원을 떠날 것이고 원생이 없다는 이유로 유치원을 폐원하려던 것이었습니다.

울산시교육청은 감사에 착수해 정씨에게 회계자료를 요청했지만 정씨가 거부했습니다.'자료거부'로 울산시교육청은 정씨를 경찰에 고발했고 정씨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벌금형을 이유로 2020년에 원장에서 해임됐습니다. 그리고 '회계부정'으로 재차 고발돼 2021년 6월 500만원의 벌금을 추가로 선고받았습니다.

울산시교육청은 2022년 2월에 14억4천여만원을 회계통장에 납입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노인요양원 용도 변경 위해 치밀하게 준비


불법 폐원한 유치원을 노인요양원으로 변경하기 위한 준비과정은 치밀했습니다. 원장 정씨는 2021년 2월 노인요양원을 운영할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아들이 대표이고 남편과 자신이 사내이사로 돼 있는, 한마디로 가족회사를 설립한 겁니다. 
그리고 두달 후 이 회사에 유치원을 파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5월에 등기를 넘깁니다.

대표로 내세운 아들은 전과가 없었습니다. 학부모 부담금 14억여원의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받은 정씨의 전과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노인요양원은 인력과 설비만 법적 기준을 갖추면 지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북구청은 서류상으로는 아무런 결격사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원장 정씨는 새로 설립한 노인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2유치원도 같은 수법으로 용도 변경중..지정 막을 수 있나?


정씨가 운영하던 또 다른 유치원도 2022년 1월 B회사에 팔았습니다. B회사 역시 아들이 대표이고 남편이 사내이사로 돼 있는, 정씨의 가족회사입니다. 이 유치원도 노인요양원으로 바꾸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울산시교육청은 허가없이 유치원 2곳을 폐쇄한 정씨를 유아교육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또 지난 2월 정씨에게 14여억원을 유치원 회계에 보전할 것을 명령했는데 이 역시 이행하지 않은 것도 혐의에 추가했습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를 북구청에 알리고 제2유치원만이라도 노인요양원으로 지정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북구청은 불법 폐원을 이유로 노인요양원 설립을 불허할 수 있는지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법망의 허술함을 노린 나쁜 선례로 남지 않을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원장 정씨, "적법 절차 지켰다"

정씨는 인터뷰를 거절했으며 지인을 통해 자신은 적법한 절차에 따랐기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남은 과제는?

정씨는 유아교육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됩니다. 경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또 이런 사실을 뉘늦게나마 다 알게 된 북구청이 제2의 유치원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먼저 노인요양원으로 지정을 해준 제1유치원은 몰래 폐원을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강제로 폐원시키지 못한다고 합니다. 북구청이 제2유치원마저 노인요양원으로 지정한다면 어이가 없긴 하겠지만 법망을 피해할 여지가 있나 봅니다.

학부모도 감사망을 갖추고 있어야겠습니다. 교육청은 유치원 회계통장 1개 외에 별도의 통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유치원에서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납부를 하라고 알려오면 납부를 거부하고 바로 교육청에 신고해야겠습니다. 회계부정을 사전에 막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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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몰래 폐원..교육청 '경찰에 고발'
또 다른 노인요양원 설립 막을 수 있나?

홍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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