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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고거래로 물건 팔고 돈 받았는데..계좌 정지?

[앵커]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고 거래에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를 하고 본인의 계좌로 돈을 받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피싱 사기에 연루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다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산 북구의 한 식당 앞.

40대 남성이 목에 차고 있던 금목걸이를 풀기 시작합니다.

중고거래 앱을 통해 만난 구매자에게 20돈짜리 금목걸이를 팔기 위해섭니다.

금목걸이를 받아든 구매자는 '아내 이름으로 입금될 예정'이라고 했고, 판 사람은 720만원이 입금된 걸 확인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받은 돈을 다른 곳에 보내려고 은행 앱을 열었더니 자신의 계좌가 벌써 막혀 있었습니다.

[금목걸이 판매자]
"이체가 안 되는 이유가 뭐지 좀 의아해하고 있는데 00은행에서 바로 또 전화가 오더라고요. 지급 정지가 된 계좌라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계좌 거래가 정지됐다는 겁니다.

서둘러 금목걸이 구매자에게 연락했지만 이미 잠적한 상태.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돈도 금목걸이를 받아간 남성의 아내가 보낸 게 아니라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돈이었습니다.

[금목걸이 판매자]
"당연히 금을 주고 입금을 받았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걱정 자체를 안 했죠."

이른바 제 3자 사기.

보이스피싱 조직이 다른 피해자에게 금목걸이를 판 사람의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입금하게 했던 겁니다.

단속이 강화되면서 돈을 빼돌릴 대포 통장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중고 거래를 하는 이들의 계좌를 이용하는 겁니다.

금목걸이나 상품권같이 현금화하기 쉬운 고가의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겠다고 접근해 판매자의 계좌번호를 미리 받은 뒤,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피해자에게 이 계좌로 돈을 입금하게 하는 겁니다. 

계좌가 지급 중지되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은 금이나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구조입니다.

잠적했던 금목걸이 구매자는 최근 대구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전국에서 25건의 금목걸이 거래 사기를 벌여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고거래 업체 측은 피해방지를 위해 중고 거래를 할 때 구매자와 입금자의 이름이 같은지 확인하고,

본인 인증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안전 거래 방식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이다은입니다.

이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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