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한우농가에서 우량 씨수소의 정액 샘플을 훔친 절도범이 전북 장수군 축산 연구소에서 절도 행각을 벌인 동일범으로 밝혀졌습니다.
같은 복장과 수법으로 절도를 벌이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울산 울주군 연양읍의 한우농가 밀집 마을.
지난달 5일, 이곳의 한 한우 농가에서 밤 사이 우량 씨수소의 냉동 정액 샘플이 사라졌습니다.
시가 1천만 원 상당의 정액 샘플 60점을 도둑 맞은 겁니다.
규모가 큰 농장에서 우량 품종의 정액 샘플을 보관하며 송아지 계획교배에 사용하는 걸 아는 전문가의 소행으로 추정해왔습니다.
[인근 농장주 (음성변조)]
"내가 볼 때는 이런 관계를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이 저걸(절도를) 했지 일반 사람은 정액을 가져봤자 뭐 어떻게 자기가 수정도 못하고 못하는데.."
사흘 뒤, 전북 장수군의 한 축산 연구소.
한 남성이 CCTV 방향으로 우산을 펼친 채 창문으로 들어오더니 그대로 CCTV를 가립니다.
잠시 뒤, 무언가를 손에 들고 나갑니다.
남성이 들고 나간 건 씨수소 정액을 냉동으로 보관할 수 있는 특수 질소 용기.
직접 준비한 용기에 1억 7천만 원에 육박하는 씨수소 정액 샘플 260개를 훔쳐 달아난 겁니다.
[정연길 / 축산 연구소 대표]
"수천 개의 정액 중에서 정말 우량한 정액만 범인이 가져갔습니다. 저희들도 잘 모르는데, 범인은 일일이 다 확인하고.."
전북 장수경찰서는 CCTV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서 30대 축산업자를 검거했습니다.
울산에서도 헤드랜턴과 복장 등 비슷한 인상착의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동일범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축산업자는 훔친 정액 샘플을 인터넷을 통해 거래했는데,
은행 거래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직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호 / 울산 울주경찰서 형사팀장]
"이동경로부터 해서 이미 다 파악을 해서 모든 증거 정황이 자기를 지목하고 있으니까 거기서 더 이상 버텨봤자.."
울산 울주경찰서는 전북 장수군 사건과 별개로 30대 축산업자를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조사해 조만간 송치한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김능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