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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청소년 쫓아내는 '모깃소리'

[앵커]
공원 화장실 안 청소년 탈선을 예방하겠다며 경찰과 지자체가 합동으로 청소년들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음을 내보내는 설비를 개발했습니다.

비행청소년들이 오랜 시간 화장실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모깃소리 같이 매우 높고 날카로운 고주파음을 틀어 쫓아내겠다는 발상인데, 청각 노화가 진행되는 어른들에게는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용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학원과 PC방, 아파트 단지 사이에 끼어 있는 울산의 한 공원 화장실.

남여 화장실 천장에는 출입 센서가 달린 스피커가 설치돼 있습니다. 20분 넘게 나가지 않으면 청소년들만 들을 수 있는 모깃소리 같은 높고 날카로운 고주파음을 내보내는 장치입니다.

가동 시간은 밤 10시부터 다음달 6시까지, 청소년들이 화장실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경찰과 지자체가 설치했습니다.

[이병희 / 울산울주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
"이런 주파수들이 굉장히 불쾌한 환경을 만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장시간 화장실에서 머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만들게 되는 거죠."

이 같은 장치가 개발될 수 있는 건 나이에 따라 청각 기능이 노화돼 들을 수 있는 주파수 음역대가 점점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 영역대는 20에서 2만㎐ 사이. 이 중 8천과 1만2천, 1만6천㎐를 재생해 보면 나이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달라집니다.

효과음 > 뚜- 뚜- 뚜-

특히 1만6천㎐ 이상의 높은 고주파음은 보통 30대 이상은 못 듣는 반면 청력이 민감한 청소년들에게는 참기 어려운 고역이 됩니다.

[권중근 / 울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대개 10세 이내의 어린이들은 2만Hz까지의 고주파음을 충분히 들을 수 있지만 20대가 되면서부터 들을 수 있는 음역대가 고주파부터 떨어지기 때문에"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모기소리 화장실 사업을 혁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서울과 광주 등 전국 곳곳에 시범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모기기계가 내는 기분 나쁜 소리가 10대 이하 청소년들에게만 들리는 만큼 인권침해나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MBC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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