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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이나 문헌을 통해 옛 울산의 모습과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일 텐데요,
MBC가 만난 사람, 오늘은 30여년 동안 한자로
쓰여진 고문을 번역해 울산의 문학과 문화적
가치를 부각하는데 힘써온
울산대 성범중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서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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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Q1>한국 한문학,한시를 전공하셨다고 들었는데
특별히 이 쪽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나요?
>>제가 한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원에 재학중이던 1979년에 서울대학교의 ‘규장각도서의 해제와 편집을 담당하면서부터였습니다. 거기에서 우리 고전의 알짜배기가 한문학에 있다는 생각에서 한시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간행한 책으로는 <역주 목은시고> 12책을 비롯하여 김구용 한시, 한수의 한시 번역, 해설서인 <한시로 여는 아침> 등이 있고,
또 울산과 관련한 책으로는 <울산지역의 풍광과 풍류>, <울산지방의 문학전통과 작품세계>, <한시 속의 울산 산책>, <울산 작괘천과 작천정에서 꽃핀 한문학>, <역주 집청정시집> 등이 있습니다.
지금껏 간행한 책을 합하면 대략 40여 권쯤 됩니다.
Q2> 꽤 많은 책을 간행하셨는데
한자로 된 고문이나 한시속에 드러난
울산의 옛 모습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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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왜적 방어의 최선봉이고 육해군의 무인 중심의 고장이란 선입견이 있지만,
울산에는 신라의 충신 박제상과 부인 및 세 딸과 관련된 치술령과 비조암, 은을암 관련 설화,
지금까지 울산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처용설화와 후대의 전승, 울산의 젖줄이라 할 태화강 유역에서 펼쳐진 각종 선비문화는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반구대’하면 먼저 암각화를 떠올리고 있습니다만, 사실 반구대는 포은 정몽주가 1375년 언양에 유배되었다가 이듬해 중구일에 반구대에 올라서 지은 한시가 있어서, 조선 숙종 때 거기에 반구서원과 집청정이 건립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선비들의 성지 순례지처럼 인식되던 곳이거든요. 이런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Q3>얘길 듣다보니 울산의 문학적 토양이 매우 비옥한데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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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뿐 아니라, 울산은 산 바다 들판이 갖추어진 고장이어서 구비문학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민요를 보면 농촌의 모내기 노래, 어촌의 그물후리기 노래, 산촌의 어사용(갈가마귀 노래) 등이 다 갖추어져 있지요. 특히 태화강 유역의 다운동 강가에는 <베리끝의 슬픈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모내기 노래>가 생겨나서, 서부 경남지역까지 전파되기도 하였지요. 내용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는 아내와 여동생 중에서, 아내를 건지고 여동생은 죽는 사건이 일어나자, 여동생이 오빠를 원망하는 것이지요.
Q4>한시 번역 뿐 아니라 2014년에는 18세기
울산의 지리와 역사를 기록한 '학성지'(1749년)를 포함한 <울산지리지 1-2>도
완역하셨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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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엄형섭 울산문헌연구소장과 함께 역주한 것인데요. <삼국사기> 지리지(1145)부터
<언양현읍지>(1880)까지 15종 25편의 지리지와 읍지를 번역한 것입니다. 울산의 건치연혁 성씨 산천 풍속 등 역대의 각종 지리 역사적 상황의 종합적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울산의 지리와 역사가 어떻게 변천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Q5>최근에도 임진왜란 직후 일본에 사신단으로 다녀온 울산출신 의병장의 기록을 번역해
출간하셨죠. 어떤 내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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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춘이란 분의 <성재실기>를 완역하였는데요. 거기에 실린 <해동기>는 1607년 정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의 왕환기록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경주, 울산, 부산을 거쳐 일본을 다녀오면서 산천이나 풍속 등을 기록한 기행일기, 또는 사행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일기에 실린 100수에 가까운 한시는 여행 중의 경관과 감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에는 일본의 풍속을 13항목으로 정리해 놓아서, 당시의 생생한 일본 관련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끝 인사-앞으로도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힘써주시길 바랍니다.출연해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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