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요즘 신세대 입맛에 맞춘 맛집들도 많지만
그래도 할머니 '손맛' 만한게 없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할머니 '손맛...
그 주인공인 어르신들이
태어나 처음 배운 한글로
수십년간 간직해 온
자신들만의 요리비법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
정세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비디오▶
양산시 양주동 찾아가는 한글학교
60이 넘는 어르신 학생들의
한글수업이 한창입니다.
저마다 갖가지 사연으로 배움의 때를 놓친
할머니 할아버지들
뒤늦게 배우는 한글수업이 신기하고 소중해
한마디라로 놓칠세라 수업에 열중입니다.
◀인터뷰▶
김루주 교사 (양산시 찾아가는 한글교실 )
" 처음에 오셨을때는 연필도 못잡으셨다고 그랬거던요
덜덜 떨려서..... 근데 지금은 글 잘 쓰시거든요,
내용도 자기 감정도 잘 (표현)하시고....."
50명의 이 늦깎이 학생들은
최근 요리책의 공동저자가 됐습니다.
한글교실에서 배운 한글로
수십년 세월
가슴속에 꽁꽁 묻어뒀던
나만의 레시피, 요리 비법을 책으로 펼쳐낸 것입니다.
◀인터뷰▶
양윤정 주무관 양산시청 교육체육과
" 이게 책자로 나와질까 궁금해하시다가 실제로 책으로
딱 받아보시고 삽화까지 들어간 것까지 보시고 내가 이제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한글만 배운 사람이 아니라,
책의 저자가 되셨다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껴 하셨습니다. "
오랜 세월 , 혹은 친정엄마에게서
혹은 시어머니로부터
건네듣거나 체험한 자신만의 요리비법을
비뚤비뚤한 글씨로 한자 한자 적어 옮겼습니다
교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옮겨진 글에서
사투리가 주는 친근함이 그대로 전달되고
다소 투박하게 표현된 계량법도
할머니의 푸근함을 전해주기에 충분합니다 .
◀인터뷰▶
김영남 할머니
" 저만의 비법은 아주 쎈 불에다
강하게 쫙! 하는 소리와 함께 물기를 날리는 게 비법입니다 "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요리법,
며느리도 모르는 자신만의 비법이
비로소 세상에 공개된 것입니다
◀인터뷰▶
전말분 할머니
"아니 며느리 지금 할 줄 모릅니다. 요새 며느리 그런거 못합니다 못하고, 같이 배울라고 생각도 안하고 나도 가르쳐줄 생각도 안하고..."
◀INT▶
박미자 할머니
저는 예, 수기를 쓰고 싶습니다 제 인생에 살아나온 거를
방송국 같은데 , 왜 라디오 같은데 ,도전해보고 싶은
그런 꿈이 있습니다 ."
각 메뉴마다 담긴 요리의 사연에 울고 웃는 사이
책장이 절로 넘어가고
레시피 하단에 표기된 비법노트에는
수십년 세월, 살림의 지혜와 요령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50명의 요리전문가이자 작가가 펼쳐낸
가슴으로 읽는 요리책 !
자칫 세월속에 묻힐 뻔한
사연 많은 '할매 손 맛'이
늦깎이 학생들의 직접 전하는 한글로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됐습니다.
MBC뉴스 정세민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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