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부산북구 대천천은 지난 여름 태풍피해를 크게 입어
현재가지 복구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획서도 없이 마구 석재를 가져다 쓰고,
물길을 헤쳐놔서 계곡은 더 엉망이 됐는데요.

알고 보니, 북구청이 돈 몇푼 아끼려고
개인에게 복구공사를 떠넘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현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부산의 대표적인 피서지 중 하나인
북구 대천천.

바윗덩이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하천 절반이 흙길로 변해 버렸습니다.

(S/U)"제가 서 있는 이곳이 원래 물이 흐르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토사로 완전히 덮혀 버렸고,
물길은 옆으로 바뀌어 흐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여름 태풍으로 계곡 옹벽이 무너진 겁니다.

한 겹으로 돼 있던 옹벽을 두 겹으로
두텁게 쌓는 복구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 A씨 / 인근 농지 소유주 ]
"비가 한번 왔다 하면 하천이 얼마나 무서운지, 비가 100MM만 와도 우리 농장으로 바로 넘어옵니다. 그래서 두텁게 (옹벽을) 치는 것이지.."

그런데, 이 복구공사를 하고 있는 건
구청이 아닌 하천변 농지 소유주입니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 공사를
개인이 하고있는 겁니다.

[ A씨 / 인근 농지 소유주 ]
"구청에서 해준다고 해놓고 자꾸 예산이 없으니까 안 해줘요. 이번에 와서 보니까 엉망진창이 돼 있으니까.. 구청에서 수해복구를 하라고 허가를 내 주더라고요."

북구청은, 돈도 아낄 겸
알아서 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 북구청 관계자 ]
"하천점용을 신청하니까 예산 절감 차원에서.. 원래 무너졌던 거니까 저희 해도 어차피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서.."

어떻게 복구할 건지
공사계획서 한 장 받지 않고
심지어 점용허가까지 내줬습니다.

무너진 옹벽만 복구하기로 돼 있었지만
하천변 석재를 마구잡이로 가져다 쓰면서
물길이 사라졌습니다.

자연훼손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 유진철 /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생태국장 ]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던 곳을 이런 식으로 완전히 파괴해 버린 상태입니다."

북구청은 뒤늦게 공사를 중단시키고
공사에 대한 공론 절차를 거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