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방화범 잡고보니 4인조.. 수사망 따돌린 '치밀한 범죄'

정인곤 기자 입력 2022-02-24 20:49:31 조회수 0

앵커 │
보름 전, 울산의 한 항구에서 어선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 해경에 검거됐습니다.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인줄 알았는데
4명이나 가담한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죄로 드러났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
어두운 새벽 시간.

외딴 항구에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이
기름통을 들고 나타납니다.

이 남성은 항구에 정박한 선박에 올라타,

도끼로 조종실 창문을 부수고는
준비해온 화염병에 불을 붙혀
조종실 안에 집어 던집니다.

배는 1분 만에 화염으로 뒤덮힙니다.

이 불은 인근 어선들까지 옮겨 붙어
8억 5천 만원의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해경이 보름 동안 범인을 추적한 끝에
불을 지른 50대 A 씨를 붙잡았는데
이 사람의 단독 범행이 아니었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모두 4명.
범행을 계획한 50대 B 씨의 주도하에
방화와 도주, 자금 전달까지
철저히 계획된 것이 드러났습니다.

B 씨는 같은 항구에서 유료 낚시배를 운영하는
경쟁 선주였습니다.

범인들은 해경 조사 과정에서 범행 전 항구에
두 차례 들려 방화 방법과 도주경로에 대한
예행연습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는 범행 3시간 전에
현장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차량으로 타고 도착한 뒤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불을 지른 뒤에는 도주책이 가져온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고
처음 온 길과는 다른 경로로 빠져나갔습니다. 

해경이 보름 동안 800대의 CCTV와 블랙박스를 분석해
범인을 겨우 체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현석 / 울산해양경찰서 형사1팀장]
"성외항과 무관한 공범들을 수배하여 범행 경로를
사전 답사하고 방화 도구를 성외항에 숨겨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해경은 4명 가운데 자금 전달책을 제외한 3명을 구속했으며,
이들이 다른 선박 화재 사건들에도 가담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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