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울산시가 태화강역 인근에
대규모 녹지공간을 조성하겠다고 계획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롯데에 수백억 원을 주고
부지를 사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롯데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 타계 이후
이 부지에 아트센터를 지어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이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유희정 기자.
리포트 │
울산 태화강역 인근에 있는
22만 6천 600여㎡의 옛 쓰레기매립장 부지.
울산시는 이곳에 숲과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 땅 중 98% 가까운
22만 2천여㎡를 롯데정밀화학이 갖고 있습니다.
울산시가 녹지공간을 만들려면
이 땅을 롯데로부터 넘겨받아야 합니다.
[송철호/울산시장]
지역 쓰레기를 매립하면서 생태계의 보고였던
습지는 사라지고 악취와 오염된 토양만 남았습니다.
이 땅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겠습니다.
그런데 롯데는 지난 2020년 이곳에
아트센터를 짓겠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타계하자
신 명예회장의 개인 자산을
사회에 되돌려주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아트센터 건립은
아무 진척이 없습니다.
롯데 측은 아트센터 건립을 검토하겠다는
의미였지, 시민들에게 확실하게 약속한 적은
없다고 말을 바꾼 상황입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울산시는
차라리 땅을 기부해 달라고 요청해 봤지만
롯데는 이조차도 거부했습니다.
울산시는 방향을 바꿔서 롯데로부터
이 땅을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울산시가 이곳에 숲과 공원을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모두 550억 원 정도인데,
이 중 4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롯데가 소유한 땅을 사들이는 토지보상비로
쓰일 예정입니다.
이대로라면 롯데는 애초의 사회공헌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고, 오히려 땅을 팔아
이익만 챙겨가는 꼴이 됩니다.
울산시는 롯데가 매각 협상 과정에서
토지 기부나 가격 조정 등을 통해
이제라도 사회 공헌에 나서거나,
처음에 약속했던 아트센터라도 직접 지어서
울산시가 계획한 녹지공간과 조화되는
관광지 개발에 협조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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