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반구대 암각화를 보호하기 위해
사연댐에 수문을 만들어
하천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이렇게 수위를 낮추면
울산의 식수는 더 부족하게 될 텐데,
정작 상류 지역에서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대안은 지자체 간 의견 차이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희정 기자.
리포트 │
반구대 암각화 침수의 원인인 사연댐은
수문이 없는 둑 형태의 댐이어서
수위를 조절할 수 없습니다.
암각화를 보호하려면 수위가 오르기 전에
물을 미리 빼는 수문을 댐에 설치해야 합니다.
울산시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수문 설치 방안을 최근 확정했는데,
현재 최고 수위가 60m인 사연댐 둑을
47m 지점까지 판 뒤 수문을 설치하고
비가 많이 올 때 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문을 댐 전체에 걸쳐 3곳 만들기로 했는데,
이렇게 해야 홍수가 발생할 위험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물을 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연댐에 수문을 만들어 물을 빼면
이곳 반구대 암각화 일대 하천의 수위를
60m에서 52.2m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그보다 높은 53m 지점에
있기 때문에 침수를 막을 수 있는 겁니다.
수문을 만들면 반구대 암각화는
1년에 1시간 이내만 물에 잠기고,
20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대홍수에도
18시간이면 물을 뺄 수 있습니다.
[송철호/울산시장]
(댐이 없는) 자연 상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1년에) 최대 5개월까지 침수됐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침수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흘려보내는 물이
울산 시민들의 식수원이라는 점입니다.
산은 이미 식수원이 하루 4만 톤 가량 모자라고,
지난 2014년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호를 위해
사연댐 수위를 53m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3만 톤이 더 부족해졌는데,
수문을 설치해서 수위를 최소 47m까지 내리면
1.9만 톤이 더 모자라게 됩니다.
정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해 6월
부족한 물을 운문댐 등을 통해 울산에
공급하기로 의결했습니다.
[김수근/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지사장]
(경북 구미의) 해평취수장에서
대구 쪽에서 물을 가지고 간다면,
지금 대구에서 운문댐 물을 먹고 있습니다.
그 물을, 남는 물을 사연댐에 공급하는 그런 계획으로..
하지만 경북 구미시가
해평취수장 물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데다,
차기 지방선거에 나서는 구미 지역 정치인들도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일단 계획대로 공사에 들어가
2025년까지는 수문 설치를 마치고
정부와 지자체 간 의견 조율에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유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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