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울산시가 추진 중인 영남 알프스 관광단지 조성 사업 가운데
핵심 사업인 골프장 건설을 놓고
부산의 건설업체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관광단지 사례를 살펴봤더니
사업자가 골프장만 조성하고 사실상 손을 놔도
행정당국이 이렇다할 제재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돈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
송철호 시장이 직접 나서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 조성을 하겠다고 나선 울주군 삼동면.
울산시의 뜻과는 달리 주민들의 반대가 적지 않은데,
반대 주민 중에 의외의 인물이 있습니다.
시공능력 평가액 1조 원이 넘는 건설업체
IS 동서의 권혁운 회장입니다.
울산시가 지난해 공개한 울산관광단지 지정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관광단지 조성부지의 일부를 소유한
IS 동서 권 회장이 울산시에 제출한 장문의
주민 의견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cg)내용을 살펴보면 권혁운 회장은 수려한
지역 생태환경 훼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외형은 관광단지 조성이지만 사실상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과거 골프장 건설을 반려했던 울산시가
관광단지 허가도 내주면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만일 허가가 난다면 법률 다툼과 손해배상까지
해야 할 수 있다는 경고로 마무리 됩니다.cg)
하지만 정작 권혁운 회장도 환경 훼손 우려를
무시하고 골프장을 건설한 전력이 있습니다.
환경 파괴를 우려한 기장군수의 반대에도
소송 끝에 골프장 완공을 한 게
불과 4년 전 일입니다.
[오규석 기장군수]
아니 환경을 앞장서서 환경을 파괴했던 사람이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운운한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죠. 참 기가 찹니다.
이같은 권 회장의 반대는
형인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을 돕기 위한
행동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관광단지 조성 지역에서 채 2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반도건설이 보라CC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단지 조성을 놓고 물밑에서
이렇게 골프장 신경전이 벌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지정된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16년이 지났지만 들어선 시설은 골프장 하나가
유일합니다.
사업자가 골프장만 지어놓고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손을 놓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광주시 관계자]
그 사업자가 골프장을 같이 해가지고 관광단지
조성을 한다고 했다가 사업에 사유가 생겨가지고
골프장만 준공을 하게 된거죠.
전라남도 해남의 오시아노 관광단지도
2010년 문을 연 골프장 하나만 운영되다
12년이 흐른 지난 2월에야
4성급 호텔 하나가 착공했습니다.
무늬는 관광단지일뿐 이렇게 실상은 골프장
영업에 이용만 당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울산시는 아직 지정도 안된 관광단지를 놓고
이런 우려를 하는 건 기우라는 입장입니다.
사업자가 골프장 운영을 위해 골프장 2배
면적의 땅을 사들여 관광단지 조성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관광단지 지정이 되면 취등록세와
농지보전부담금, 대체초지 조성비 면제 등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혜택이 적지 않습니다.
사업자가 이런 혜택만 누리고
골프장만 조성한 뒤 손을 놓아도
이를 제지할 방법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울산시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지레 겁을
먹는다면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다며 사업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혹은 십년 이상이 걸릴 지도 모를
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누가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보며 마무리 할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MBC뉴스 이돈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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