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울산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렸는데 정작 분양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금리 인상에 주택 가격 하락까지 예상되면서 수요자들이 청약을 망설였기 때문인데요. 결국 미분양이 속출하자 건설사들은 분양 자체를 미루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분양에 들어간 남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전용면적 84㎡와 158㎡ 4개 타입 339세대를 공급하는데, 평균 분양가가 울산에서 가장 높습니다. 전용면적 84㎡ 34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2천 300만원, 158㎡ 65평형은 평당 2천 700만원이 넘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론 신정동이지만, 옥동생활권이라고 홍보하며 최고가로 분양한 이 아파트의 분양성적은 어떨까?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8.44대 1의 높은 청약률 속에 일반 공급물량 가운데 70여 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후분양까지 거쳤지만 아직 21세대가 팔리지 않았습니다.
[원충호 공인중개사(남구 신정동)]
"1년이상 (분양권을)보유해도 무조건 66% 세금을 내야 하거든요. 양도차익에 대해서 그렇기 때문에 과거처럼 분양권에 투자하는 사람은 없고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 같아요."
지난해 말 울주군 덕하지역에서 분양에 들어간 이 아파트는 전체 967세대 중 500세대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습니다. 울주군에서는 최고 분양가인 1천 800만원 이상에 공격적인 분양을 시작했다가 낭패를 본 겁니다. 과도한 토지매입비와 주변시세가 고분양가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당했다는 분석입니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기대감으로 인해 무주택자들조차 분양시장을 좀 여유있게 기다리고자 하는 생각과 더불어서 물가상승에 따른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이 늘고 있습니다."
울산은 지난 2016년 태화강변 주상복합 아파트를 시작으로 분양가 천만원 시대를 연 이후 불과 6년만에 분양가가 2.4배나 폭등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분양이 늘고 자재값마저 급등하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을 미루고 있습니다.
올들어 울산에서는 11개 단지, 7천여 세대가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절반 이상이 분양연기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남구와 중구의 조정지역 해제가 당분간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정비용이 한층 늘어난 건설사들의 눈치보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Copyright © Ulsan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취재기자
sulee@us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