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조금씩 기대를 품었었죠.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여파로
식용유와 밀가루 등 물가가 급등하면서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영업시간을 3시간 앞둔 한 치킨집.
[안혜숙 / 치킨집 사장]
"제 손으로 직접 이렇게 양념을 만들고 하니까
그래서 좀 낫고, 만약 사다 쓰면 장사를
못합니다."
트럭에서 치킨을 팔아오다
어엿한 가게를 차려 운영한 지 15년.
힘겨웠던 IMF도,
기나긴 코로나19도 헤쳐 나왔지만
가장 힘든 건 요즘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제한 등으로
식용윳값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안혜숙 / 치킨집 사장]
"우리가 들어가는 게 너무 많은데 거기다
들어가는 것 자체가 다 비싸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인건비라도 아껴보려고
영업시간도 2시간이나 줄여야 했고
'울며 겨자 먹기'로 치킨 가격도
7년 만에 천 원씩 올렸습니다.
[안혜숙 / 치킨집 사장]
"제가 가져가는 돈이 하나도 없고 어떤 때는..
이 장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 생각이
솔직히 많이 듭니다. 장사를 하다 보면 단돈
10원이 남는 게 있어야 하는데..."
중국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가게 음식의 70%를 차지하는
밀가루 가격이 껑충 뛴 겁니다.
"처음에 주문했을 때는 (밀가루 1포대에)
2만 몇 천 원에...갑자기 계속 올라가
버렸어요."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뚝 떨어졌던 매출이
좀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김종수 씨는 결국
수년간 함께 일했던 직원 2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종수 / 중국집 사장]
"(코로나19 초반에는) 배달을 위주로 해서
그래도 그 때는 종업원들 월급이라도 주고
이렇게 잘 운영을 했는데.."
마른 수건까지 짜봤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13년이나 운영한 가게도 접어야 하나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김종수 / 중국집 사장]
"고물가 시대고 해서 사실 마음 같아서는
장사를 접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진짜
인건비도 안 나오고..."
길고 긴 코로나 터널을 벗어나
작은 희망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
치솟는 물가 때문에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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