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화점 상품권을 최대 30%까지 싸게 판다고 광고해 놓고, 돈만 받아 가로챈 이른바 상품권 '먹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확인한 피해 금액만 1억 7천만 원에 달합니다.
김유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7만 원에 판다는 광고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지난 5월, 결혼을 앞둔 A씨는 예물을 구매하기 위해 이 사이트에서 상품권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300여만 원을 입금했더니 350만 원어치의 상품권이 배송됐습니다.
업체를 신뢰하게 된 A씨는 이후, 1억 9천만 원을 순차적으로 송금했는데 2주 차 되던 날 황당한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상품권 2천500만 원이 들어있어야 할 봉투에 1만 원짜리 상품권 5장뿐이었습니다.
A씨가 항의하자, 업체 측은 단순 실수라며 다시 발송한다고 둘러댑니다.
그런데 이번에 배송된 건 더 황당했습니다.
상품권은 아예 없고 업체 홍보 전단지만 들어있었습니다.
A씨의 피해 금액은 6천800만 원이 넘습니다.
[피해자 A씨]
"(사장한테) 전화를 하는데, 휴대전화가 꺼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하늘이 노래가지고..."
해운대구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영업을 하면서도 방문 손님은 받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상품권을 보내주며 믿음을 준 뒤, 점차 할인율을 높이다 구매자들이 큰돈을 입금하면 잠적하는 수법을 쓴 겁니다.
"쇼핑몰 홈페이지에 있는 주소로 나와 봤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불도 꺼진 상태고, 문도 굳게 닫혀있습니다."
40대 직장인 B씨도 6천800만 원이나 떼였습니다.
[피해자 B씨]
"(상품권을) 꾸준히 받아왔기 때문에 의심을 아예 안 했었죠. 사기에 휘말렸다는 것 자체도 믿을 수가 없고 진짜 너무 좀 힘들긴 하죠."
취재진이 확인한 피해자만 7명, 피해 금액은 1억 7천만 원이 넘습니다.
업체 홈페이지에는 상품권을 받지 못했다는 문의 글이 잇달아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근 상인]
"(문 닫은 지)한 10일 정도 된 것 같은데. 계획적으로 사기 친 것 같아요. 저쪽(인근 상품권 판매점)에서 상품권을 사서 여기서 우편으로 보내고 그랬다고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사무실) 방문을 해보니까 (직원이) 상당히 경계를 하더라고요. 참 이상하다..."
전국 곳곳에서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은 해당 업체의 계좌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 뉴스 김유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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