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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기 펄펄, 찜통 조리실...대책은 '아이스 조끼'?

유영재 기자 입력 2022-07-14 09:49:51 조회수 0

[앵커]
폭염에 매일 40도가 넘는 곳에서 일해야 하는 직종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 급식실 노동자인데요.

이들을 위해 부산교육청이 폭염 대책을 내놨는데 종류만 다양할 뿐 실효성도 없고, 실질적인 대안도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조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갓 지은 밥에서 뜨거운 연기가 가득 뿜어져나옵니다.

[현장싱크]
"와, 숨 찬다. 더워라."

펄펄 끓는 냄비가 뿜어내는 열기에 옷은 땀으로 다 젖었고

연신 땀을 닦아내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조리실 내부 온도는 39도.

폭염경보 기준 온도보다 높습니다.

매일 이 찜통더위 속에서 8시간을 일하는 조리노동자들을 위해, 부산교육청이 폭염 대책을 내놨는데, 아이스 조끼부터 제습기 설치까지... 모두 '권고사항'입니다.

예산을 추가로 지급하지도 않습니다.

지침은 내렸으니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실효성은 차치하고 학교 사정에 따라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명숙/조리원]
"8년 차가 되는데 저는 처음 들었거든요. 아이스 조끼가 내려온다는 얘기를. (물도) 작업복을 입고 교직원 식당으로 가서 저희가 가지고 간 보온 컵에다가 떠온 다음에 (마셔요)"

교육청은 지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현장 조사까지만 최선이라는 입장입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
"종사원들이 '학교가 도저히 우리가 말을 했는데도 안 됩니다'라고 하면 저희가 현장 지도를 나간다든가 제가 관리자들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잘 풀도록 그렇게..."

이런 가운데 노동자들은 "압축적인 업무 특성상 휴식시간마저 제대로 챙길 수 없다"며 '전담대체인력제'를 통한 휴가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홍정욱/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급식분과장]
"대체인력을 전담적으로 해주시면 저희가 연차든지 병가를 낼 때도 편하게 낼 수 있죠. 직장동료의 눈치를 안 보고."

현재 전담대체인력제를 시행하는 곳은 강원도와 충청북도, 울산 등 전국의 세 곳.

하지만 부산교육청은 예산상 이유로 전담대체인력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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