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삿일을 하는데 갑자기 화살이 날아 왔다면 어떻겠습니까?
한 궁도장에서 쏜 화살들 때문에 농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궁도장은 최근 사용 중지 처분을 받았는데도, 일부 회원들은 궁도장을 계속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종승 기잡니다.
[리포트]
하동의 한 농촌 마을 궁도장.
논과 밭이 인접해 있는데도 화살을 막아 줄 안전시설은 없습니다.
최근 밭일을 하던 한 농민,
갑자기 화살 한 대가 바로 옆으로 날아와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뻔 했습니다.
[부영희 하동군 고전면 ]
"비닐을 씌우는데 화살이 왜 날아옵니까? 내가 죽어야 (궁도장 운영) 안하는 겁니까? 화살이..내가 죽어야 안해요? 이건 아니잖아요."
화살이 수시로 농지로 날아든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김종덕 하동군 고전면]
"내가 만약 당하면 증거가 있어야 돼요. 그래서 내가 모은게 이렇게 모아 놨어요. 없애기도 많이 없앴어.."
음주를 했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쓰레기 박스를 뒤졌더니, 깨진 소주병과 먹고 버린 맥주 캔이 쏟아져 나옵니다.
음주 상태에서 활을 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종희 하동군 고전면]
"술병이 있고 술상자가 있는 걸 보니까 술을 마신 것 아닌가..그러니까 화살을 정상으로 쐈으면 옆으로 사방 팔방으로 날아 가겠느냐 이 말입니다."
궁도장은 결국 지난달 23일 사용 중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사용 중지 기간인 지난달 30일.
차량 두 대가 보이고, 궁도장 문이 약간 열려 있습니다.
일부 회원이 궁도장을 계속 드나든 겁니다.
[조상재 고현정 사두 ]
"계속 연습을 해야되는데 사실은 쏘지도 못하고 와서 저녁에 잠깐 쉬었다가 그러다 보니까 불도 켜 놓으니까 주민들이 활을 쏜다(고 의심했다.)"
하동군은 뒤늦게 추가 조치에 나섰습니다.
[김석기 하동군 체육시설담당]
"전기사용 중지하고 그 다음에 시건장치를 하기위해 공문을 해서 안내를 지금 해 놓은 상태이고.."
이 궁도장은 또 불법 건축물로 확인 됐습니다.
지난 2004년 국토교통부 땅에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지었기 때문인데,
결국 하동군은 사용 중지에 이어 궁도장 폐쇄까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세동 하동군 하천담당]
"궁도장 시설에 대해서 원상복구 등의 계획을 담당 부서에 요구를 하고 저희 부서에서는 관련법에 따라서 조치할 계획입니다."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궁도장이 더 없는지 철저한 조사와 조치가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종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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