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영의 한 오래된 목욕탕이 맥주공장으로 바뀌고 그림을 전시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흉물이 될뻔 한 건물이 새로운 용도를 찾고 어린 시절 추억도 간직할 수 있게 되다며 반기고 있습니다.
정성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건물 입구에는 목욕탕 이름이 알리는 낡은 글자가 여전히 붙어 있고 요금을 받고 간단한 용품을 팔던 계산대도 남아 있습니다.
온탕과 샤워기는 그대로 살려 손님들이 앉는 테이블이 됐고, 음료냉장고와 옷장 같은 예전 소품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한쪽 공간은 맥주를 제조하는 탱크들이 즐비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맥주공장으로 변한 이곳 목욕탕은 50년 이상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2017년 문을 닫은 뒤 1년 가까이 비어있었습니다.
[구영환 / 통영시 정량동]
"명절 때 되면 북새통이죠, 난리지요. 통영의 특산물로서 앞장서 가는데 젊은 사람이 하는데 얼마나 좋습니까..."
이 공장에서는 이순신과 동피랑, 달아 등 통영이 연상되는 이름을 붙여 지역맥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케이블카 전망대와 지역의 대형마트,편의점 등에 납품해 관광객들에게 통영을 알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대면 영업을 잠정 중단한 뒤 매장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특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드로잉과 판화 등 지역 청년 작가의 작품들은 목욕탕과 맥주공장이 뒤섞인 독특한 장소를 만나 낯선 경험을 전합니다.
[정흥식 / 맥주제조업체 대표 ]
"저희가 갖고 있는 공간의 독창성이나 이걸 잘 활용해서 지역의 여러분들과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생각의 전환이 자칫 흉물로 방치될 뻔한 낡은 목욕탕을 추억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창조적인 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MBC뉴스 정성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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