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유화학업체들이 정기보수를 위해 공장 문을 닫는 셧다운이 예년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으로 올해 900억 달러 수출 목표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켰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13일부터 정기 보수를 위해 공장 문을 닫은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입니다.
당초 50일 정도 계획했던 정기보수 기간은 더 길어져 이번 주에도 생산을 재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생산을 시작한다해도 역대 최장기 정기 보수 기록입니다.
이 회사는 3분기에만 38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885억 원에 달합니다.
금호석유화학도 공장 가동을 멈추고 업계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5일 동안 정기 보수를 위해 공장 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셧다운 기간을 32일로 늘렸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올 들어 울산공장 메타자일렌과 파라자일렌 생산 라인 2개를 완전히 멈췄습니다.
[석유화학공업단지 협의회 관계자]
" 경기도 안 좋고 이러다보니까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보수를 좀 완벽하게 하려고 (보수기간을) 좀 길게 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업계가 고전하는 이유는 에틸렌의 제조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글로벌 수요는 줄었기 때문입니다.
석유화학업계 수익성의 기준이 되는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달 톤당 159달러로, 지난 4월 373달러의 절반 이하로 폭락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이 300달러니까 생산을 하면 할수록 손해인 셈입니다.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
"지역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이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 혹한기가 예상되고 있습니다.석유화학산업이 패러다임 전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자동차와 석유제품은 견조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두 달째 내리막 길을 걸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14년 이후 8년 만에 도전하는 올해 900억 달러 수출 목표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 업계는 거시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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