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상임금의 범위와 지급 의무를 놓고 10년 넘게 끌어왔던 현대중공업의 소송이, 사실상 노동자들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결정으로 최소 6천 300억 원 이상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게 됐습니다.



정인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노동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매년 지급되는 800%의 상여금을 정기적·고정적인 성격의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는 거였습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시간외 수당 같은 각종 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회사가 추가로 지급해야합니다.



1심은 노동자, 2심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는데, 대법원은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노동자들의 법정 수당을 배척해서는 안 되고, 수당을 지급하면 중대한 경영위기가 초래된다는 사측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사건을 돌려받은 부산고등법원은 강제조정 절차를 진행했고 노사 모두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지급해야할 소급액은 최소 6천300억원 이상인데 이는 현대차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의 통상임금 소송 지급액입니다.



미지급된 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받는 노동자는 퇴직자까지 포함해 모두 3만 8천여명으로, 1인당 지급액은 평균 1천 9백만 원 안팎입니다.



[이민규 / 현대중공업 문화홍보부 책임매니저]

"통상임금 소송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미래지향적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하고 이의신청 포기서를 제출했습니다."



[김민철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고용법률실장]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대다수가 통상임금 소송 진행하고 있는데 이 판례가 나머지 판결이 나지 않은 우리 노동자에게도 혜택이 갈 수 있게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중공업은 미지급된 임금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