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적으로 금융기관 점포 통폐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울산의 금융기관 점포는 더 빠른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최근 중구에 단 하나뿐인 증권사 지점이 통폐합을 예고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대로 있다가는 중구가 금융 사각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지방 의회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 중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증권사 지점입니다.
이 지점은 이달 말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고 예고했습니다.
최근 비대면 거래가 늘고 증권업계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남구에 있는 지점에 흡수 통합하기로 한 겁니다.
[KB증권 관계자]
"고민하다가 이 정도는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고객님들 불편도 덜할 것 같아서 (통폐합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중구에 하나 뿐인 증권사 점포가 사라질 처지에 놓이자 주민들과 중구의회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구에는 비대면 금융 거래에 취약한 노인층이 많아 지점 폐쇄로 인한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아무래도 전화로 상품을 설명하다 보니까 불완전한 판매,설명 의무 위반이라든가 여러가지 자본시장법상 불법성 소지가 있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로 이어져서 고객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죠"
중구가 금융기관 폐쇄에 반발하는 건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금융기관이 떠난 자리는 상당기간 빈 상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울산에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중인 경남은행의 경우 남구에 12개의 점포가 집중돼 있는 반면 중구에는 단 3곳 뿐입니다.
기존에 있던 지점을 없애고 작은 출장소로 전환한 탓입니다.
5대 시중은행도 하나 둘 사라지거나 남구에 흡수되면서 최근 10년 간 8개 점포가 없어졌습니다.
이처럼 2011년 말 258개 달하던 울산지역 금융기관 점포는 10년 후 224곳으로 34곳이 사라졌는데, 이 가운데 20곳이 중구에 있던 점포였습니다.
[강혜순 중구의회 의장]
"중구 정주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금융기관의 일방적인 통폐합을 막기 위해 집행부와 공동으로 대응방안을 찾는데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이제 점포 구조조정에 치중하기 보다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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