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들어 반등을 노리는 석유화학업계가 유가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나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우디의 석유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의 수요 회복마저 부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공장 보수를 이유로 한 달 이상 가동을 멈췄던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이 업체는 최근 가동률을 80% 이상 끌어 올렸습니다.
의료용 장갑 재료인 라텍스와 기능성합성고무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 회사는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국내 화학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두 자릿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도 지난해 말 60%까지 떨어졌던 NCC가동률을 평년 수준인 90%로 올렸습니다.
이처럼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석유화학업계가 유가상승이란 복병을 만났습니다.
[투명]
사우디와 러시아, 남미 국가가 참여한 석유수출국기구(오페크+)가 다음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의 원유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5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 가격은 올 하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가가 오를 경우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해 원가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기대했던 중국의 시장 재개방에 따른 수요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
"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중국이 안 쓰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석유화학 기초유분 가격들도 조금 올라갔다가 3월까지 급등했다가 다시 빠지고 있습니다. "
석유화학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지난해 2분기 182달러로 급락한 뒤 지금까지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고 있습니다.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
"산유국들의 기습 감산 발표로 국제유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지역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물가급등과 수요위축 등 악순환이 확산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습니다"
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기대 효과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석유화학업계는 아직 긴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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