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7월 울산에서 여중생 3명이 또래 남학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가혹행위까지 저질렀던 사건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유일하게 촉법소년이 아니었던 가해자 1명을 형사재판에 넘기고 징역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 가해자를 처벌이 훨씬 가벼운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유희정 기자.
◀ 리포트 ▶
눈 주위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등에는 무언가로 맞은 듯한 상처가 가득합니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또래 여중생 3명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한 겁니다.
(CG) 남학생을 마구 때리다가 라이터로 몸을 지지기도 했고, 옷을 다 벗게 한 뒤 춤을 추게 하거나 소변을 먹게 하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도 이어졌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남학생에게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 하고, 나체로 춤을 추는 모습을 촬영해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가해자 4명 중 3명은 만 13세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촉법소년이어서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됐습니다.
검찰은 만 14세인 가해자 1명에 대해서만 공동강요와 공동상해, 성착취물제작 등의 혐의로 형사 기소했고, 죄가 중하다며 장기 7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예 이 사건을 형사재판이 아닌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하라며 직권으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겨 버렸습니다.
(CG)피해자와 그 가족, 지역사회까지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았고 범죄의 내용이 중하다면서도, 아직 만 14세라 교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형사처벌보다는 교화의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사실상 검사가 요구한 처벌을 내리지 않겠다고 판단한 겁니다.
(CG)가해자를 형사재판으로 처리할 경우 많게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고, 성인들처럼 구치소에 수감되며, 범죄 전력도 기록에 남습니다.
하지만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하면 가장 엄한 처분을 받더라도 2년에 불과하고, 구치소가 아닌 소년원에 송치되는 데다, 처분을 받은 전력이 기록에 남지도 않습니다.(/CG)
피해자의 가족은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했습니다.
◀ INT ▶ 피해자 어머니
(가해자는) 자기 미래를 꿈꾸더라고요. 뭘 하겠다, 앞으로 뭘 배우겠다고. 그럼 저희 아들은? 지금 제 아들이 당한 일을 모르는 애들 없어요. 그걸 감안하고도 저희가 영상도 공개하고 (법적 대응을) 다 했던 건데 하나도 이게 소용없는 짓이 된 거잖아요.
하지만 법원의 소년부 송치 결정을 번복하고 형사사건으로 되돌려 재판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결국 이 사건에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유일한 가해자조차 처벌을 피해가게 됐습니다.
MBC뉴스 유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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