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커]
설 연휴를 맞아 울산의 달라지는 주거 문화를 살펴보는 연속 기획입니다.
울산에서도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가 빈 집 정비사업에 나섰지만 별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유희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울산 중구의 한 구도심 지역입니다.
동네 한가운데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 어린이들이 뛰어놉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는 오래된 단독주택이 있었습니다.
주인이 집을 비우고 관리도 하지 않아 흉물로 전락했는데, 지자체가 주인을 설득해 철거한 뒤 쉼터로 조성했습니다.
[최민서]
"(여기 있던) 집 분위기는 조금 으스스했어요. 뭔가 막 이상한 풀 같은 게 쳐져 있고, 밝은 색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집이었거든요."
차량 14대를 세워둘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된 이 곳도 빈 집이 있었던 자리입니다.
지자체가 주인과 협의해 철거한 뒤, 인근 주민들에게 주차 공간으로 빌려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비어 있는 집은 그 자체로 주변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작게는 쓰레기 투기부터 심하게는 강력 범죄까지 일어나는 위험한 공간으로 전락합니다.
국회는 지난 2017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너무 노후돼 안전사고 위험이 큰 빈 집에 대해서는 정비나 철거를 명령하거나,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할 수도 있도록 규정했습니다.(/CG)
문제는 그 정도까지 구조적으로 위험하진 않아도, 주변 미관을 해치는 빈 집들입니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20년 기준으로 빈 집이 1천 794채인데, 이 중 개선이나 철거를 강제할 수 없는 경우가 65% 이상입니다.
이런 빈 집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정비를 유도합니다.
철거해서 주차장이나 공원 등으로 활용하거나, 고쳐서 임대주택으로 내놓는 조건으로 많게는 수천만 원씩 지원금도 줍니다.
[기자] 하지만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울산의 빈 집 1천 794채 중 이런 제도를 활용해 개선된 곳은 49곳에 불과합니다. 지원금까지 준다는데도 빈 집 주인들이 정비를 꺼리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현행법상 빈 집은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주택으로 분류되지만, 철거를 하면 그 때부터는 나대지, 빈 땅이 됩니다.
그런데 주택보다 빈 땅에 적용되는 재산세율이 더 높아서, 빈 집을 그대로 두는 편이 집주인에게 더 유리한 겁니다.
게다가 집을 철거해 빈 땅으로 만들면, 투기를 위해 갖고 있는 비사업용 토지로 간주돼서,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의 세율도 10%나 높아집니다.(/CG)
[김승남/국회의원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 대표발의)]
"빈 집에 대한 자진 철거를 일단 활성화시키는 의미에서, 빈 집 소유자가 자진해서 빈 집을 철거하고 이것을 7년 이내에 양도한 경우엔 빈 집 소유자의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빈 집을 철거한 뒤 땅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기존의 주택 세율로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고,
빈 집을 철거한 땅에 대해서는 재산세를 감면해 달라는 건의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제도 개편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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