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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만난 사람] 울산대학교병원 강병철 교수

천난영 기자 입력 2024-10-21 08:06:44 조회수 0

비행기 안에서 의사를 찾는다는 이른바 '닥터콜'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까요?

최근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위급한 상황에 놓인 환자가 있다는 닥터콜에 주저하지 않고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대처한 의사가 있는데요.

MBC가 만난 사람, 오늘은 기내에서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진료한 울산대학교병원의 강병철 교수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최근 기내에서 응급환자 대처를 하셨다는데 어떤 상황이었나?

기내에 응급환자가 발생했는데 혹시 탑승 중인 의사가 안 계신지 찾는 그런 기내 방송을 들었습니다.그래서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일어서 봤는데 한 30~40대 정도 되는 여성분께서 심한 불안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계셔서 다가가서 환자를 살펴보게 됐습니다. 다행히 생체 징후가 안정적이고 하지만 이제 심한 불안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시기 때문에 좀 다가가서 대화를 하면서 진정시키는 약을 처방하게 됐고 환자분은 진단된 적은 없지만 아마 공황장애나 불안장애가 있는 분으로 보였습니다.

Q. 제한된 환경 속에서 환자 치료는 어려울 텐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맞습니다. 기내에는 의료진도 부족하고 사용할 수 있는 조치나 약물도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필요한 조치가 적절히 취해지지 않으면 환자도 위험할 수 있고 함께 탑승 중인 승객들이나 승무원들이 불안해지면서 비행을 끝까지 완전하게 마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에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서게 됐습니다.

Q. 1차원적인 질문이지만, 환자가 본인의 전공과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럴 땐 어떻게 하나?

그런 자신 없는 경우 때문에 그리고 이후의 문제들 책임 소재 때문에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 기본적으로 의사 면허가 있다면 1차적인 기본적인 환자 진찰이나 조치는 할 수가 있게 되고요. 그래서 그때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이 드실듯하다. 현장에 계시지 않나. 상황이 어떤가?

상황은 좋지 않고요. 원래 예전에 제가 전공의 때부터도 체력적으로 힘든 거야 많이 익숙하지만 이게 내년에도 몇 년 더 좋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런 좋지 않은 전망이 조금 더 힘들게 하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이제 사직하면서 언젠가 이런 사태가 잘 해결돼서 다시 돌아와서 수련받고 싶다고 했었던 말들이 계속 생각이 나고 그래서 돌아올때까지 잘 유지해 병원과 과가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습니다.

Q. 울산은 타 지역에 비해 의료대란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고 있는데 이유는?

울산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울산대학교병원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울산시민의 최종 의료기관이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고요. 그렇지만 개인의 소명 사명감만으로 계속 버틸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지속 가능하게 되는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데 저희는 그것을 주변에 1~2차 의료기관과 긴밀하게 환자를 의뢰하고 회송하는 그런 진료 협력을 통해서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잘 작동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잘 유지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수많은 환자를 마주했고 또 마주하실 의사로서, 앞으로의 책임과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기내 닥터콜에 쉽게 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되는 것들은 이런 선한 의도로 행한 의료행위에 대해서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그런 분위기와 연관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런 사태들도 의대 증원을 아무리 해도 그런 분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사들이 위험성 있는 분야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내에서든 또는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에서든 최선을 다해 주어진 환경에서 선한 의도로 최선을 다한 의료행위에 대해서 과도하게 책임을 묻지 않는 그런 분위기와 제도적인 장치들이 뒷받침된다면 기내에서도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데 망설임 없이 나설 수 있고, 조금 더 생명에 직결된 의료 분야를 택하는 데 있어서도 훨씬 더 좋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다시 또 이 닥터 콜을 듣게 되면 또 나서시겠네요.

저야 좋은 기억이 있으니까 나설 수도 있겠는데 누구나 그런 데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도록 아까 말씀드린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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