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청사에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하겠다는 울산시의 계획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실패한 사례가 많은데, 유동인구도 많지 않은 곳에 왜 1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붓냐는 것입니다.
조창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시가 시청 벽면에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에 83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울산시의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이런 울산시의 계획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유동 인구도 많지 않은 시청에 100억 원 가까운 돈을 들이는 게 맞냐는 겁니다.
게다가 83억 원은 설치 예산일 뿐 콘텐츠 제작비와 전기료, 유지관리 비용이 매년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손근호 울산시의원]
"사실 유지비 보수비까지 하면 100억 원이 넘어가는 예산이라는 말이죠. 그런데 이것을 공론화 하나 없이 그냥 이렇게 해주십시오, 저는 분명히 아니라 생각하고요. 철저하게 이렇게 100억 원 정도 들어가는 사업이라면 어떤 유동인구 조사부터 철저한 계획에 의해서 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청 외벽 어디에 설치할지도 정하지 못한 사업에 대한 예산 편성 논란도 일었습니다.
가뜩이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데 시민 여론 수렴도 하지 않은 즉흥적인 사업에 돈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권태호 울산시의원]
"그런데 이 위치가 정말 중요한겁니다. 근데 위치까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그러면 이 사업은 아직 준비가 덜 된거죠."
[임계현 울산시 도시경관과장]
"어느 쪽에 어떤 위치를 하겠다는 부분은 저희가 좀 전문가들한테 조망점이라든지 입체화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되는 부분이라서 저희가 용역을 통해서.."
미디어 파사드는 한때 유행처럼 설치됐지만, 에너지 과소비와 잦은 고장으로 중단된 곳이 많습니다.
16억 원을 들여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인 포항시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울산대교 전망대와 동구 꽃바위 바다소리길에 설치한 미디어파사드도 잦은 고장과 파손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충청북도는 도청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 전시를 시도했지만 주민들의 소음과 빛공해 민원으로 전시 시간을 줄여야만 했습니다.
내년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예산이 부족하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국회를 찾고 있는 울산시.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제 때에 제대로 된 곳에 예산을 쓰기 위한 세심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창래입니다.
영상취재:최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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