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잇따라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고 있지만 이런 성과가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울주군 청량읍으로 이전 예정이던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입니다.
지지부진한 사업 때문에 아무런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다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주군 청량읍에서 감 농장을 운영하는 서종민씨는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장의 어린 묘목을 옮겨 심었는데 군청에서 원상복구를 하라는 명령을 내린 겁니다.
서 씨의 농장이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대상지인 율현지구 개발 구역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4년 전 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이곳 주민들은 재산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종민 청량읍 감농장 주인]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앞 길을 막는 그런 형식이 됐습니다. (중략) 농사를 영위를 해서 생활하는 데 앞길을 막아 놓으니까 막막합니다"
율현지구 개발은 4년 전 정부의 낙후 도매시장 현대화 시설 공모사업에 선정돼 탄력을 받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영남권 거점 도매시장을 포함해 주변 68만㎡를 공영 개발하려던 울산시의 구상은 빗나갔습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가 늦어지며 준공 시점이 당초 내년에서 5년이나 연기된 겁니다.
사업 계획이 두 배 이상 지연되면서 개발 구역 내 주민 440명은 토지 보상은커녕 재산권마저 10년 가까이 제한받게 됐습니다.
[박경만 청량읍 율현 지주협의회 위원장]
"자식들이 나가서 시집 장가도 가고 하려면 토지라도 좀 팔아서 해야 되는데, 여기(율현지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떠나서 개발 예정지인 보상구역이거든요. 보상구역에는 아무도 사러 오지 않아요."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율현 도시개발사업 준공 이후에나 착공이 가능해 개장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율현지구 개발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민 불편을 감안해 국토부 등 관계기관 협의와 공공기관 이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는 대로 지구 지정과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이곳 율현지구 사업부지 면적은 모두 68만 7천m²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95%가 여전히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어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기대감은 사라지고 주민들의 원성만 높아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영상취재: 전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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