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에도 세계적인 대학을 육성하겠다며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있습니다.
이 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00억 원을 지원받은 울산대가 절반 이상을 의대 시설 확충에 빼돌렸다 적발됐습니다.
학교 신뢰에도 큰 흠집이 생긴 건 물론, 당장 내년 지원 예산 58억 원이 삭감됐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보수 공사가 한창인 동구 한마음회관.
울산대가 울산대병원과 협업하는 미래 메디컬캠퍼스를 만들겠다며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건물을 넘겨받아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지역에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의 일환입니다.
전체 예산 140억 원 가운데 정부 지원 예산 58억 원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5층짜리 건물의 1,2 층은 정원이 확대되는 울산대 의대 학습 시설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 예산을 빼돌려 자체 시설을 확충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도 나왔습니다.
[강경숙 /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지난해 10월)]
"예과 학생들이 울산대학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그런 최소한의 시설이 세계적인 대학 육성을 위한 글로컬 사업이 되어서 국비로 전액 지원을 받는 기적이 일어난 겁니다."
울산대는 해당 건물의 3층부터 5층까지가 메디컬캠퍼스로 조성되고, 정부 예산은 여기에만 쓰였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예산을 지원한 교육부가 조사와 심의를 거쳐 예산을 전용했다고 확인한 겁니다.
올해 지원될 예산에서 해당 예산 58억 원도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준빈 / 울산대학교 글로컬대학 추진단 부단장]
"전체 시설이 의과대학 교육장으로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글로컬대학 국비 예산을 투입하여 리모델링하는 것은 좀 부적절하다는‥"
대학의 신뢰에 큰 흠집이 생긴 것은 물론 당장 수십억 원의 예산도 날아가며 사업 차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자]
울산대는 삭감된 예산 58억 원은 대학 교비와 서울 아산병원 지원금으로 충당해 글로컬대학 사업에는 차질이 없게 한다는 입장입니다.
MBC 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전상범·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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