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적장애인, 특히 중증 지적장애인은 일상적인 의사소통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데요.
이런 장애인들의 생활을 돕는 재활원에서 일상적으로 폭력이 가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던 건지, 후속 대책은 마련이 되고 있는 건지 직접 취재한 이다은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Q1. 이 기자, 사건이 발생한 이 재활원, 울산에서 잘 알려진 곳이라고 하던데요.
네, 맞습니다. 해당 재활원은 중증 지적장애인 180여 명이 함께 생활하는 곳인데요.
아무래도 가정에서 돌봄이 쉽지 않다보니 이 곳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먹기도 자기도 하는 곳입니다.
울산에서는 가장 규모도 크고 언론에도 노출이 많이 되는 대표적인 재활 시설이기도 합니다.
Q2. 그만큼 가족을 맡긴 보호자들의 믿음도 컸을 텐데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네, 이 재활원에는 180명이 넘는 중증 지적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데요.
생활지도원이라는 이름의 복지사 80여 명이 이들의 생활을 돕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의사소통이나 행동에 제약이 많다보니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곁에서 생활을 도와야하는 생활지도원들이 오히려 폭력을 가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피해 사실을 확인한 보호자들에 따르면 손과 발로 때리는 것은 물론 재활원 집기, 그러니까 키보드나 전화기같은 물건도 이용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끼리 서로 때리도록 시킨 정황도 드러났는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29명이나 됩니다. 한 피해자가 수 백 차례 폭행을 당하기도 했을 정도로 일상적으로 폭력에 노출됐던 겁니다.
Q3.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데요. 피해자가 이렇게 많이 발생했는데 그동안 아무도 몰랐던 건가요.
네, 재활원 측에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방치를 한 건데요. 그만큼 범행 기간도 횟수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런 사실이 알려진 건 이 곳의 장애인 한 명이 갈비뼈가 골절될 정도로 다쳐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였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 다쳤냐를 따지기 위해 시작된 조사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진 건데요.
재활원에 남아 있는 한 달치 CCTV 영상을 경찰이 확인했더니, 일상적으로 이뤄진 폭행에 가담한 지도원만 20명에 달했습니다.
생활지도원이 80여 명이니까 4명 중에 한 명 꼴로 가담을 한 상황인데, 전혀 몰랐다는 말은 쉽게 수긍이 가질 않는 대목입니다.
Q4. 이 정도 시설이면 행정기관에서도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역시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건가요.
네, 이 재활원에 정부, 울산시, 북구청이 매년 7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서겠죠.
그런데 사실상 돈만 주고 끝,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매년 두 차례 점검을 실시했다고는 하는데 고충 신고가 없어서 몰랐다는 겁니다.
의사 표현이 힘든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탁상행정이었던 겁니다.
Q5. 법적 책임은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지게 되겠지만, 해당 재활원에 여전히 머물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은 2차 피해도 겪고 있다고요.
네, 우선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됐던 공간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 자체가 이 분들에게는 2차 피해가 되겠죠.
뿐만 아니라 폭행 가담 정황이 있는 생활지도원 20명이 업무에서 배제되면서 당장 돌봄에도 공백이 생겼습니다.
재활원 측이 자격이 있는 다른 직원들을 투입하고 있지만 돌봄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활원에서는 보호자들에게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을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와 대책도 마련되어야겠지만, 당장 피해를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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