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울산의 한 지역 농협 이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거 과정에서 돈을 나눠줬다며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자신들이 처벌을 받더라도 금품 선거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는데요.
외부로 드러나지 않을뿐 대부분 단위농협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홍상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선거 과정에서 금품 수수 정황이 드러난 곳은 울산중앙농협입니다.
지난 20일 비상임이사 선거를 치렀는데 이 선거에 나섰던 후보 A씨가 경찰에 자수한 겁니다.
A씨는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70명 가운데 25명에게 현금 30만 원씩을 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일일이 집을 찾아가거나 카페 등에서 만나 직접 현금을 전달하며 지지를 부탁했습니다.
[ A/중앙농협 이사 입후보자 (음성변조) ]
"이사 임원 선거를, 다수 득표를 받으려고 하면 밥값이나 어떤 대접을 안 하면 표가 없습니다."
이 선거에 입후보한 B씨도 함께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이들이 선거에 나섰던 울산중앙농협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조 7천500억 원.
본점 외에도 14개의 지점이 있고 하나로마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상임이사는 이런 단위농협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해 운영 방안을 결정하는 직책입니다.
보수는 매달 50만 원의 회의 수당이 전부지만 농협 운영에 적지 않은 관여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경영과 금융에 최소한의 소양은 물론 도덕성도 갖춰야 하는 자리지만 이미 금권 선거가 만연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번 선거에도 다른 후보들이 더 많은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 A/중앙농협 이사 입후보자 (음성변조) ]
"막대한 돈을 뿌려 가지고 당선이 되서 (이사회에) 들어와서 과연 우리 농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쉽게 말해 임원 회의에서 의결만 하면 조합장은 어쩔 수가 없어요."
경찰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어디까지 수사할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두 현직 이사의 자수로 인해 촉발된 이번 금품 수수 사건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금융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상순입니다.
(영상취재: 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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