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건조특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산불 재난 국가위기 경보가 '주의'단계로 상향됐습니다.
그런데 산을 사랑한다는 일부 산악 동호회원들이 위험천만하게 가스통이나 촛불을 들고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연초 '시산제'가 잇따라 열리며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지자체도 산림당국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이다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돼지 저금통과 떡,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을 차려 놓고 사람들이 초에 불을 붙입니다.
주위는 온통 바싹 마른 나무들.
연일 건조경보가 내려져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불을 피우는 이들은 등산 동호회원들 입니다.
한해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이른바 '시산제'를 여는 겁니다.
산행하기 좋은 봄이 다가오면서 산 정상마다 이런 시산제가 곳곳에서 열리는데, 일부 동호회는 음식 조리용 트럭에 대형 LPG 가스통까지 가져와 불을 피우기도 합니다.
[ 목격자 ]
가스통을 그렇게 놓고 음식을 조리하고 있는 상황을 보니까 너무 황당하고 진짜 좀 어이가 없고 그렇더라고요.
산은 물론 산림 인접지역에서는 당연히 불을 피워서는 안되고 발화물질 반입도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산불 위험 강조 기간에도 단속은커녕 제대로 된 감시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룡산 정산에는 이렇게 산불을 감시하기 위해 CCTV도 설치해뒀는데요. 바로 옆에서 버젓이 가스도 이용한 겁니다.
실제 산불이 발생해야 CCTV를 통해 확인할 뿐, 불법 행위를 실시간으로 단속할 수는 없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입니다.
산 마다 배치된 산불감시원도 단속 권한이 없어 화기 사용을 제지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 산불감시원(음성변조) ]
국을 데웠다고 하더라고요. 탑차 탑차 안에다가 (가스통을) 설치해 놓고. 누가 나한테 와서 신고를 하더라고...
건조한 겨울을 지나며 산불 재난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벌써 전국적으로 250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 상황.
건조한 날씨 속에 산행이 늘어나는 3,4월은 전체 산불의 46%가 발생하는 기간입니다.
MBC뉴스 이다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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