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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위기' 소공연장‥ 공연 기반도 '흔들'

이용주 기자 입력 2025-02-27 21:03:20 조회수 0

[ 앵 커 ]

울산지역 문화 공연계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지역 풀뿌리 예술의 산실인 민간 소공연장을 살펴봅니다.

문화 다양성의 토양을 다지는 역할을 해야하는 민간 소공연장들도 관객 찾기가 어려운 건 마찬가진데요.

경영난을 견디가 못해 하나둘 문을 닫으며 소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용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021년 문을 연 연극 전문 소공연장.

이곳에서 자체 제작하는 순수 창작 공연은 1년에 예닐곱 편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무대에 오르는 건 비교적 규모가 작은 동화 기반 어린이 뮤지컬이 대부분입니다.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채우고 싶지만 찾는 관객이 적다 보니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 허은녕 / 연극·뮤지컬 공연제작소 대표 ]
"일단 배우가 없고, 또 공연을 하면 관객이 없고 그래서 관객이 없으니까 그리고 또 제작비도 없고, 그래서 진짜 총체적으로 너무 많이 힘든 상황이구나."

경영난은 울산 민간 소공연장 전반에 뻗어 있습니다.

울산 도심 한가운데서 15년 동안 연극과 뮤지컬을 선보였던 대표적인 민간 아트홀.

병원 후원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던 이곳마저 지난주 문을 닫았습니다.

유료 관객이 점점 줄어들면서 지속되는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공연사업을 접기로 한 겁니다.

가뜩이나 관객 찾기가 어려운데 지자체가 직접 마련하는 저렴한 공연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경쟁력이 더 약해지고 있습니다.

[ 김민경 / 대중음악 공연장 대표 }
"5천 원, 1만 원이면 볼 수가 있는 울산인데 소공연장에서 진행하는 2만 원 3만 원대의 공연을 사람들이 굳이 보러 오지 않는다."

시민을 위한 문화 복지 사업이 공연은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다른 편의 문화 공연계의 설자리를 갈수록 좁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 이소영 / 대안문화 카페 대표 ]
"사람들이 돈을 내고 이 공연을 보러 오는 게 사실 너무 당연한 건데 그 당연한 걸 어떻게 문화적으로 퍼뜨릴 수 있을지가 제일 큰 고민(입니다.)"

지역 예술인들의 등용문인 민간 소공연장.

예술을 춥고 배고픈 것이라는 편견 속에 무대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건전한 공연 여건이 성숙되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울산의 문화예술 인력과 콘텐츠 제작 역량은 회생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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