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수십 년간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농어촌 마을 안길 곳곳에서 지주와 주민들 간 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토지 소유주가 자신의 땅이 도로에 포함됐다고 통행을 막으면서 분쟁이 일어난 건데, 법정 도로가 아니어서 행정당국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행락객들이 많이 찾는 진하해수욕장 명선도 인근 바닷가 마을 안길이 막혀 있습니다
토지 소유주가 큰 돌덩이와 포클레인으로 70년 이상 사용하던 길을 막은 겁니다.
통행이 막힌 건 불과 12미터지만 어촌 마을 12가구가 사용하는 진입로가 사라졌습니다.
대부분 자영업자들인데, 행락철을 앞두고 손님을 받지 못할까 울상입니다.
[ 펜션 운영 주민 ]
"여기 위에서 펜션업 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올라 오지를 못해요. 갑자기 길을 막아서 예약은 돼 있고 오지는 못하고.."
[ 강양마을 주민 ]
"이렇게 막아 놔서 횟집들,커피숍,펜션 영업이 모두 x판이죠, 벌써 보름됐을 거에요"
2년 전 바닷가 땅 2천 제곱미터를 매입한 지주도 분통을 터뜨리기는 마찬가지.
집을 지으려고 건축 허가를 신청했는데 자신의 땅 일부가 마을 안길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3년 동안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 토지 소유자 ]
"3년째 허가를 안 해줘요, 내 도로를 다 내 놓겠다 해도 4미터를, 그 도로를 다 내놓겠다 해도 안 해 줘 가지고 (결국 막았다)
[ 울주군청 관계자 ]
"(강양 같은 경우) 농어촌도로로 지정을 해서 이제 공사를 할 계획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굳이 협의를 안 하고도 강제수용을 해서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울주군 온양읍 하대마을에도 벌써 6개월째 통행이 막힌 마을 안길이 있습니다.
자신의 땅 일부가 마을 진입로로 이용되고 있는 사실을 안 지주가 포장된 도로를 파내고 펜스를 친 겁니다.
대부분 고령층인 주민들은 500미터 이상 둘러서 버스를 타거나 마을 회관을 이용합니다.
[ 박천근 / 온양 하대마을 주민 ]
"길이 지금 이래서 불편을 얼마나 겪었어요. 여기가 바로 회관인데 저기서 빙 둘러 와 가지고 "
이 땅 지주는 주민들의 고발로 약식재판에 넘겨져 3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이후 정식 재판을 청구해 놓고 있습니다.
농어촌 마을 안길 분쟁은 지가가 상승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울주군에서만 10개 읍·면에서 마을 안길 통행 문제로 지주와 주민들 간 분쟁을 벌이며 인심마저 흉흉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영상취재: 최영)
영상취재: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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