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이번 울주군 온양읍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부주의, 강풍이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산불 확산이 더 빠르고 불을 끄기도 어려웠는데요.
산 곳곳에 쌓여있는 재선충병 훈증 더미가 산불 확산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상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둠이 내려앉은 밤, 산불이 뒤덮은 울주군의 한 야산 자락입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나무들 사이로 불이 붙은 나무 더미가 눈에 띕니다.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잘라 훈증을 하기 위해 약품을 넣고 천막으로 덮어놨던 나무들입니다.
잘려나간 지 한참 지난 나무들은 건조한 날씨 속에 바싹 메마른 상태로 마른 장작 더미나 다름없었습니다.
잔뜩 쌓인 나무 더미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불길을 키우고, 불을 끄고 지나간 뒤에도 불씨를 품고 있다 다시 불을 키우는 역할을 한 겁니다.
[ 이석용 / 울산시 녹지정원국장(지난 24일 현장브리핑) ]
"바람이 불면서 특히 재선충 더미, 재선충 더미에 남아있던 불들이 다시 재발화하면서 지금 다시 재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선충병이 극심했던 울주군 지역 산 곳곳에 이런 훈증 더미들이 가득 자리 잡고 있어 산불 확산을 키우고 진화의 방해물이 됐습니다.
[ 평광마을 주민 ]
"시퍼렇게 덮어 놨죠. 다 저렇게 덮어 놨다고요 약품 처리해서. 나무로 베어서 모아 놔서 거기에 불이 붙어서 지금 빨리 안 꺼진다 아닙니까."
이렇게 재선충 훈증 더미를 타고 빠르게 산 정상으로 빠르게 향한 산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 장비는 물론 사람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불이 번지면서 주민들은 매일 밤마다 산불이 번지는 걸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 이해균 / 울주군 운화리 주민 ]
"왜 불씨를 90% 이상 잡아놓고 왜 철수를 하더라고, 조금만 더 잡았으면 어저께 잡을 수 있었는데."
이대로 산불이 계속 잡히지 않는다면 지난 2020년 3월 28시간 동안 519헥타르를 태웠던 웅촌 산불의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상순입니다.
(영상취재:최창원 전상범 최준환 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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